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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통, 울렁임

by 김규민


가슴에 통증이 생겼다


대수롭지 않게 느낀 나는 집을 나서지만

어째 걸을수록 그 아픔은 조금씩 커져간다

근데

이건 분명 통증인데

아프지 않은 통증이다


쓰라린 상처는 아니다

뻐근한 근육통은 아니다

욱신거리는 멍은 아니다


이 고통의 원인을 찾으려 하지만

나는 그 근원을 찾을 수 없다

통각이 문제인가

아니 신경계의 문제인가 보다


흐린 하늘은 이름 없는 화가의 수채화

빗소리는 어느 가난한 피아니스트의 선율

흙냄새는 사랑을 하고 있는 이름 모를 꽃의 향기


따뜻한 흉통

고장난 신경계


이렇게 사는 것도

나쁘지 않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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