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강아지만이 죽을 수 있는가
왜 사람만이 죽을 수 있는가
왜 꽃만이 죽을 수 있는가
책이 찢어졌다. 책이 죽었다.
시계가 멈췄다. 시계가 기절했다(어서 밥을 먹여주자).
지우개가 없어졌다. 늙어서 죽었다.
다 죽을 수 있는데
모든 게 죽을 수 있는데
어째서 꽃과 물고기와 인간과 나무와 토끼와
강아지와 고양이와 코끼리와 낙타와 송아지와—
(어째서 신의 창조물만이 죽을 수 있겠는가?)
죽음이라는
모두에게 부여되는 이 자격은 어쩌면
인지하는 자들을 위한, 신의 울타리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