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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컨대 나비가 되어

by 김규민

요컨대 그런거다

나의 사랑이 변한 것이다


다들 사랑하면 이렇게 변해버리나

계산적인 인간으로 변해버리나

사기꾼일지도 모르겠다

네 앞에서의 나라는 사람은 어쩌면

진짜 나를 죽여버라고

통통한 애벌레로 변해버렸으니


요컨대 그런거다

나는 너를 사랑했던 것이다


길어질수록 사랑이 변한다

애벌레에서 나비로 변한다 (9월의 아침바람을 맞으며)

그것은 번데기를 거치지 않는다

눈 깜짝할 사이에

어느 순간 나비가 되어, 그것은 날아간다


요컨대 그런거다

나는 너를 사랑하지 않게 된 것이다


나비는 너를 따라가겠지

꽃에도 앉았다가 아스팔트에도 앉았다가

손에도 치이고 바람에 날아가고-

그래도 너를 빛으로 삼아 가겠지


요컨대 그런거야

나는 너를 좋아하게 된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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