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 내려놓기
무엇이 그렇게 불행했던지 그동안 나는 행복해지는 방법을 몰랐던 것 같다.
아니면 불안 초초한 내 성격 탓일 수도 있겠다. 지금은 아무런 문제가 없지만 내일 다가올, 앞으로 다가올 일들에 대해 미리 걱정하고 고민했던 것이었다. 아마도 대부분의 한국사람, 그것도 여자들은 앞날을 미리 걱정하는 습관이 있을 것이다.
왜 일어나지도 않은 일을 미리 걱정하는 것일까?
개인적으로는 유비무환이라고 해서 지금 만반의 준비를 해 놓고 앞으로 있을 일들에 대해 대비하자는 것인데, 예방주사 맞듯이 미리 걱정을 해 놓으면 조금이나마 마음의 위안이 되는 것이다.
우리는 상황에 대해 다 알고 싶어 하고 통제하고 싶어 하고 그렇게 되지 않으면 매우 불안해하는데 실은 우리가 걱정했던 것에 비하여 정말 무시무시한 상황은 벌어지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걱정하지 않고 무사태평으로 있으면 괜스레 내가 태만해지는 것 같고 뒤처지는 것 같은 불안감은 떨칠 수 없는 것이다.
결국 나는 행복해지기 위해 오늘 하루를 열심히 사는데 미래의 행복을 위하여 오늘 현재를 인질로 잡고 살고 있는게 아닌지.
내가 남편을 만났을 때 가장 크게 깨달았던 것이 '내가 행복해지는 것을 방해하는 것은 어느 누구도 아닌 나였구나'였다. 그래서 지금 당장 행복한 것을 선택했고 아직까지는 그 선택을 잘했다고 생각한다.
내가 오늘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미래의 행복이 결정된다는 그 두려움 때문에 난 항상 현재를 불안해하며 불행하게 살고 있지는 않았는지 돌아보게 된다.
낮부터 와인도 한잔하고 따뜻한 온천물로 목욕도 하고 난 지금, 앞으로를 위해 행복을 저금해 두고 싶을 정도로 난 행복하다.
그런 맥락에서, 지금 현재에 집중하고 충실하면 조금 더 행복해질 수 있지 않을까?
지금 불안을 느낀다면 이렇게 해보자. '나는 지금, 현재 시간을 살고 있다'라는 것을 되뇌어 보자.
우리는 닥터스트레인지가 아닌데 지금 아무리 걱정하고 시뮬레이션 회로를 돌린다고 한들 어차피 내일은 기다려야 온다.
일어나는 일들에 대해 통제할 수 없음을 알게 되었을 때 불안해지는데 따지고 보면 내가 제어할 수 있는 일들은 많이 없다는 것을 알면 마음이 조금 놓이지 않을까. 물론 처음부터는 힘들겠지만 가끔 한 번씩은 불안한 마음을 내려놓고 현재를 즐길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