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긴 습작의 시간 2부 : 홀로 사랑, 앓이는 성숙이다
[ 백지 ]
곱도록 맑은 그대로의 순수함이
너무나도 간직하고 싶어
살며시 곁에 두려 하였는데
하얗던 우상은
이내 손때가 묻어버렸답니다
아름다워 꺾어버린 장미꽃이
향기를 잃어버리듯
깔끔하게 단장한 백지는
함부로 대하는 이들의 無心 속에
점점 짙게 얼룩이 지고
생채기투성이로 찢기었습니다
그로 말미암아
소년은 생의 처음으로
진줏빛보다 더 진한
눈물을 흘리어야만 했습니다
순결하리만치 고왔는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