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국과 지옥

발전은 어디에서 오는가

by 장발그놈

천국은 모든 것이 완벽했다.

눈부시게 푸른 하늘과 끝없이 펼쳐진 황금빛 들판, 언제나 적당한 온도의 바람까지.

그곳에선 누구도 배고프지 않았고, 어떤 갈등도 존재하지 않았다.


시간이 멈춘 듯한 평온함 속에서 사람들은 미소 지으며 하루하루를 보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그 완벽함은 새로운 열망을 필요로 하지 않았다.

도전할 이유가 없었고, 더 나아지고자 하는 열정도 없었다.

천국은 그저 영원히 변함없는 아름다움을 간직한 채, 조용히 머물러 있었다.

반면 지옥은 혼돈 그 자체였다.

하늘은 잿빛으로 물들었고, 불길은 끝없이 타올랐다.

사람들의 얼굴에는 늘 불만이 서려 있었고, 고통 속에서 신음했다.


하지만 그 불만이 이끌어낸 것은 절망만이 아니었다.

끝없는 고통을 줄이기 위해, 아니면 더 효율적으로 고통을 가하기 위해,

사람들은 끊임없이 고민하고 연구했다.

기발한 도구들이 만들어지고, 기상천외한 방법들이 개발되었다.

불만족은 그들에게 끝없는 창의성과 발전을 강요했고, 지옥은 날이 갈수록 정교해지고 복잡해졌다.


천국은 완벽함 속에서 정체되어 있었고,

지옥은 불만족 속에서 끊임없이 변화하며 진화했다.

천국의 사람들은 평화 속에 안주했지만,

지옥의 사람들은 탐욕을 에너지로 삼아 멈추지 않고 앞으로 나아갔다.


결국 만족은 안정과 평화를 주었지만, 불만족은 혁신과 도전을 낳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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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그렇게 발전한 끝에 탄생한 기술들이 더 정교하게 고통을 주는 데 쓰였다는 것이 문제였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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