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자격이 아니라는 걸 알기까지
사랑을 받고 싶었다.
누구보다 간절하게.
그런데 나는 늘,
모든 관계 속에서
나를 증명해야 했다.
이만하면
날
사랑해 줄 수 있겠냐고.
이만하면
난
사랑받을 자격이 있겠냐고.
그렇게 내게 닿은 사랑에도
나는 함께 흘러가지 못했다.
누군가와 가까워지는 시기에
마음이 움직이기 시작하면
괜히 더 조심하려 애쓰는 습관,
거리를 두는 일이
점점 당연한 반응처럼 굳어지는 것.
무슨 일이 생겨도
결국은 나 하나일 거라는
막연한 불안과 두려움.
나를 좋은 사람이라고 말해주는 사람을 만나면
그저 내 모습을 오해한 거라고,
언젠가 진짜 나를 알게 된다면
분명 실망할 거라는 생각에
더 어색하고 불편해지는 나.
하지만
모순적이게도
늘 타인과의 진정으로 깊은 관계를
갈망하는 나.
이 지독한 외로움 속에서
내 안의 아이는 더욱 움츠러들었다.
그 아이는 한없이 기다렸다.
무언가를 잘하지 않아도,
예쁘게 굴지 않아도,
서툰 마음을 애써 숨기지 않아도
괜찮다고, 그저 안아줄 누군가를.
그건 '무조건적인 사랑'이라 불리는 것.
존재 그 자체만으로 받아들여지는 경험.
하지만 그런 사랑은 언제나 멀리 있었고
닿을 듯 닿지 않는 안개처럼
눈앞에서 스르르 흩어졌다.
나를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 또한
나의 상처와 결핍, 초라함을 알게 되면
결국 나를 떠날 거라 믿었다.
그래서 더 외로웠다.
그래서 더 갈구했다.
단 한 사람이라도,
모든 걸 알고도 내 곁에 머물러줄 사람을.
그렇게 긴 시간을 돌아서야 알게 되었다.
내가 그렇게 찾아 헤맸던 사랑은
결국 바깥이 아니라,
내 안에서 시작돼야 한다는 걸.
늘 내 마음을 가만히 들여다보던
하나 선생님은 말했다.
"가장 손쉬운 해결은 자신을 탓하는 거야."
그 말이 이상하리만큼 내 마음을 오래 두드렸다.
오래된 내 습관을 찌르는 듯했다.
나는 얼마나 많은 순간,
세상의 모든 문제를
내 탓으로 끌어안으며
나의 것도 아닌 책임을 내 어깨 위에 올려둔 채
무너지고 있었던가
아무도 나를 안아주지 않던 그 밤들에도
끝내 나를 안아줄 수 있었던 건
오직 나였다.
사랑받고 싶어 애쓰던 그 시절에
온전히 나를 믿어주고, 들어주고,
괜찮다고 말해줄 수 있었던 것 또한
오직 나였다.
나는 이제야 조금씩 배워가고 있다.
나를 벌주는 대신 보듬는 법,
나를 미워하는 대신 이해하는 법,
타인의 눈빛에서 사랑을 찾는 대신
내 마음에서 사랑을 길어 올리는 법을.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
당신은 세상에 단 하나뿐인 이야기입니다.
수많은 날들 속에서
때론 미뤄지고, 잊힌 것 같아도
당신의 존재는 늘 충분히 아름답고
사랑받아 마땅합니다.
당신이 여기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세상은 이미,
한 조각 더 따뜻해졌습니다.
의심하지 마세요.
당신은 '무(無) 조건' 소중합니다.
그 소중함은, 마땅히 당신이 믿어도 되는
진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