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기다림은 다정한 확신이었다.

“기다릴게.” 그 짧은 말 한마디

“기다릴게.”


그 짧은 말 한마디가,

어쩌면 오늘 내 마음을 가장 오래 안아준 말이었어요.

서두르지 않아도 괜찮다고,

잠시 멈추어도 된다고 말해주는 사람.


내가 내 속도로 걷는 그 길이

틀린 길이 아니라는 걸,

말 없이 그렇게 전해주는 것 같았어요.


그 기다림이

이토록 따뜻한 감정이라는 걸,

이제서야 조금 알 것 같았어요.


ㅣ오늘의 감정은 올리브나무예요


올리브나무는

빨리 자라지 않아요.

햇살을 품고, 바람을 견디며

조용히, 아주 오랜 시간을 들여 뿌리를 내려요.


수분이 부족한 땅에서도

자신만의 생명을 놓지 않고 살아가는 나무.

그리고 그 곁에는

늘 기다려주는 계절이 있죠.


올리브나무처럼,

나도 천천히 자라고 있었어요.

모른 척 지나가지 않고

그 느린 시간을 함께 견뎌주는 마음 하나가

이토록 깊은 위로가 될 수 있다는 걸 배웠어요.


ㅣ기다림은 다정한 확신이에요


생각해보면,

나는 늘 기다리는 사람 쪽에 가까웠어요.

누군가를 응원하고,

기다려주는 일엔 익숙했지만,

정작 내가 누군가에게 기다림의 대상이 될 때는

조금 낯설고, 부담스럽기도 했죠.


그런데 이번엔 달랐어요.

그 기다림은 조용했고,

다정하게 느껴졌어요.


그냥, 그 자리에 그대로 있어주었을 뿐인데

참 고맙더라고요.

그 마음을 부담 말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도 되는 거구나,

나도 이 마음을 받아도 되는 사람이구나.


ㅣ감정도, 식물처럼 자라요


감정은 언제나

한 번에 자라지 않아요.

삶의 계절을 지나며

조금씩, 조용히, 안으로 깊어져가는 것.


어제의 불안도,

오늘의 따뜻함도,

모두 내 안에서 뿌리를 내리고 있었어요.


어떤 마음을 내 안에 예쁘게 받아들이기까지

생각보다 많은 시간이 필요했어요.


올리브나무처럼 오래 걸려도 괜찮아요.

그 시간을 함께 걸어주는 마음이 있다면,

그 기다림이 사랑이 될 수도 있다는 걸

조금은 알 것 같았어요.


어제의 이 감정은 올리브나무의 잎사귀처럼

조용히, 천천히 나를 흔들어 놓았어요.


ㅣ오늘, 당신의 하루엔 어떤 기다림이 있었나요?


올리브나무처럼 천천히, 묵묵히 곁을 지켜주는 마음이

오늘도 당신에게 닿기를.

keyword
목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