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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광, 다른 방향이 만들어주는 입체감

3D 안경을 통해 바라본 삶의 자세

by jaewoos Jan 21. 2025

폴라로이드는 즉석인화 사진기로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폴라로이드는 특정 제품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브랜드다. 즉석인화 사진기를 처음으로 만들어내어 우리가 즉석인화 사진기를 폴라로이드라고 부르게 된 것이다. 지금은 디지털카메라의 등장에 발을 맞추지 못해 망해버렸지만, 편광의 발견으로 사진기술의 혁명을 이끌었던 기업이었다.


  아인슈타인이 주장했다. 빛은 입자인 동시에 파동이라고. 빛은 파동이기에 나아가려는 방향이 있다.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느끼는 빛은 다양한 방향을 가진다. 그중 특정한 방향을 가지는 빛을 편광이라고 부르는데, 이를 실생활에 활용한 예로는 선글라스를 들 수 있다. 편광 필름을 붙이면 여러 방향의 빛 중 편광 필름의 방향과 맞는 방향의 빛만 들어올 수 있게 된다. 따라서 선글라스를 끼면 같은 방향의 빛만 들어올 수 있어, 빛이 적게 들어오기 때문에 우리가 눈이 부시지 않게 바라볼 수 있는 것이다. 




인간은 유용한 것을 추구한다.

  어쩌면 우리는 선글라스의 발명으로 자연이 주는 정보를 선택적으로 우리들의 편의에 맞게 원하는 것만 받아들이기 시작한 것이 아니었을까? 태양이 주는 모든 방향의 빛을 한쪽 방향으로만 받도록 만든 필터로부터, 지금 노트북 앞에서 뉴스를 보면서 선택적으로 자신이 원하는 정보만 알고리즘을 통해 받아 보는 지금의 우리도. AI가 발전함에 따라, 우리는 자신에 취향에 맞는 정보와 영상들만 쉽게 접해볼 수 있게 되었다.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어서 검색을 해보면, 어느샌가 광고창에는 내가 원하는 상품들이 나를 따라다니고 있다. 유튜브, 인스타그램 알고리즘에도 내가 평소에 자주 봤던 영상에 기반한 비슷한 동영상들이 나열되어 있다. 모든 것이 사용자의 취향에 맞게 제공되고 있다. 


  점점 자신이 좋아하는 것만 곁에 두게 됨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살면서 마주치는 불쾌한 경험들 (인간관계, 싫어하는 주제)을 매일 경험한다. 좋아하는 것만, 하고 싶은 것만 하면서 살고 싶다고 매일 외쳐대지만 현실은 그렇게 쉽게 변하지 않는 것 같다. TV, 유튜브를 통해 얻게 되는 다양한 삶의 환경에서도, 학교, 직장에서 만나는 동료들과의 대화에서도, 과거와 현재를 이어주는 다양한 책들에서도 항상 좋은 것만 경험하며 사는 사람은 없던 것 같다. 영웅들의 삶에도 항상 클리셰처럼 등장하는 역경과 극복의 이야기. 역사적으로도 인간은 좋아하는 것만 하고 살 수는 없었다. 태양에서 나오는 빛까지 우리가 원하는 방향만 얻고 싶어서 선글라스까지 만들어 냈는데, 그보다 통제가능한 존재에게서 스트레스를 얻는다. 살아온 지역, 후천적 환경에 따라 다르게 살아가고 있는 다양한 사람들이 모인 복잡한 우리 사회에서 우리는 어떤 사람들과 가깝게 지내고 있을까? 각자의 필터 안에서 여러 번 걸러져 자신의 기호에 맞는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이 아닐까? 




3D 입체 영화를 본 적이 있는가. 

  3D 영화를 볼 때 영화관에서는 항상 3D 전용 안경을 준다. 인간은 같은 물체를 좌 우 눈을 통해 다른 방향에서 보게 된다면 입체로 인식한다. 이 때 양쪽 눈 사이의 거리인 6cm 정도의 작은 거리로 인해 발생하는 각도를 의미한다. 이처럼 양 쪽 눈에 서로 다른 각도에서 관찰된 영상이 입력된다면 우리는 입체적으로 인식하게 된다. 3D 안경에서 한쪽은 세로방향의 빛만 투과할 수 있고, 다른 한쪽은 가로 방향의 빛만 투과할 수 있게 만든다면, 영상에서는 다른 각도에서 찍은 좌완용 영상과 우완용 영상을 매우 빠른 속도로 교차시켜 재생시킬 때 우리의 뇌는 평면이 아니라 입체라고 받아들여지는 것이다. 


  서로 방향이 완전 다른 편광을 왼쪽, 오른쪽에 필터를 씌우면, 두 눈은 다른 방향의 정보만 얻게 되는 것이다. 서로 겹치지 않는, 완전 반대의 성격을 가진 정보들이 평면을 입체로 받아들이게 되어 한 차원 더 높게 정보를 받아들이게 된다. 3차원에서는 2차원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우리가 원하는 것만 바라보고 가지는 세상이 있다면, 그와 반대 방향으로 우리의 눈 사이정도의 거리만 띄우고 바라만 봐도 우리는 한 차원 높게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일상생활 아주 가까이에서 발생하는 나와는 다른 가치관, 상황들을 받아들일 수 있다면 어쩌면 한 차원 더 높은 곳에서 우리 주변을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나도 편협한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있다. 기업인이 잘 나간다면 또 어디서 로비를 하진 않았을까? 정치인이 어떤 정책을 내놓는다면 또 미리 취득한 자산의 가치를 올리려고 정책을 새로 만드는 것이 아닐까? 나는 우리 사회를 부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흉흉한 우리나라와 국제 정세 아래, 나와 반대되는 생각을 가진 동료들과 이야기를 해보면서 나의 무지를 깨닫게 되고, 반대의 생각에 대해서도 이해하게 될 때가 많았다. 이런 행동과 경험들이 조금 더 세상을 입체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30년 조금 넘은 지금까지의 삶에서는 세상을 입체적으로 바라보지 못했다면, 3D 안경처럼 다른 것을 받아들이는 것을 조금 더 연습해서 깊이감 있게 세상을 바라보는 조금 더 어른스러운 삶을 살아가야지. 조금 더 이해할 수 있고, 나와 다름에 배척하지 않는 사람이 되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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