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면 하지! 오사카 마라톤!

2025 오사카 마라톤 신청하기

by jaewoos

연구실에 마라톤 붐을 일으킨 지 2년째가 되었다.

나 혼자 좋다고 뛰어다니던 시간을 지나, 주말에 등산 가자고 꼬시는 회사 부장님처럼 마라톤 대회 같이 나가자고 꼬신 지도 어언 2년째, 다음에는 어떤 새로운 마라톤에 도전하자고 여러 친구들을 꼬드길까 고민하고 있었다. 나의 꼬드김에 넘어오게 될 잠재 친구들은 지난번 정선 하이원 리조트에서 열린 운탄고도 트레일러닝에 같이 참가하자는 나의 꼬임에 넘어온 친구들이었다.


맨 땅에서 달리기도 힘든데, 산을 달리러 가자니, 그것도 돈을 내고 말이다. 러닝을 취미로 하는 친구들도 트레일러닝은 힘들다고 한다. 작년에 열린 대회에 다녀온 경험으로 강원랜드에 가보지 못한 것이 너무 아쉬웠기에 강원랜드를 강조하며 여러 친구들을 꼬셨다. 같이 한탕하러 가자! 돈 따서 여행 공짜로 해보자 라는 꼬심과 더불어 지난 대회 사진들과 경험들을 하루도 쉬지 않고 떠들어 대니 얼마나 듣기 귀찮았을까? 속 마음으로는 그래 한 번 가주자였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지금 들었다. 이번에도 비슷한 방법으로 같이 도전할 친구들을 모집해야겠다는 결심을 했고, 유튜브에서 봤던 일본에서 열리는 대회가 나의 새로운 마라톤 대회로 포착되었다.


내가 즐겨보는 러닝 유튜브로 Stone running, 262 wave가 있다. 국내 대회뿐만 아니라 여러 해외 마라톤을 돌아다니며 마라톤을 즐기는데, 달리면서 뿜어내는 강한 긍정적인 기운과 어떻게 저렇게 뛸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드는 뛰어난 실력은 비록 동갑의 나이지만 형님이라고 부르고 싶을 정도다. 실제로 보게 된다면 형님이라부를 것 같다. 거기서 봤던 두 번의 오사카 마라톤 영상을 포함한 해외 마라톤 영상들이 너무 재밌어서 나도 다음엔 해외마라톤에 참가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할까 말까 할 때는 해라! 내 인생의 좌우명 중 하나다. 재미있어 보이는 것에 도전하는 삶, 그게 나 자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해외마라톤에 같이 나갈 나의 운명공동체 원정대를 구하러 떠났다.


이제 나도 졸업을 앞둔 연차가 되어서 그런지 회사의 부장님처럼 오사카 마라톤에 나가자라고 노래를 불렀다.

"오사카 마라톤에 가면 32km 지점에 뷔페가 있대!"

"아니 32km까지 어떻게 가요??!"


"오사카에 아식스 신발 사러 가자! 슈퍼블라스트 사야지"


"스시 먹고! 우동 먹고! 고베규 먹고! 아사히 마시고! 딱 뛰고 오면 얼마나 좋아"


매일 내가 귀찮게 해서 그런가, 몇몇 관심을 보이는 친구들이 나왔다.


"그런데, 오사카 마라톤은 10km 없어요?"

"응, 풀코스 밖에 없어"

"10km도 겨우 뛰는데, 풀코스를 어떻게 나갑니까!? ㅋㅋㅋㅋ"

"하면 되지 임마!"


여러 날의 끈질긴 구애 끝에 운탄고도 멤버들이 미끼를 물었다. 해외 마라톤 한번 나가보고 싶다고, 형 하면 한다고, 역시 우리 운탄고도 멤버들 밖에 없다.



"하면 하죠!"

내가 제일 좋아하는 말이다. 이리저리 간 보는 것 없이 하면 한다는 자세.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는 말과 조금 포인트는 다르지만, 무모한 것엔 혼자 도전하는 것보다 친구와 함께 할 때 더 자신감이 생기는 것이 느껴진다. 이 오사카 풀코스 여정에 함께 가자는 친구들 덕분에 혼자였다면 갈지 말지 고민이 많았을 나도 더 편한 마음을 가지게 되었다.


이제 남은 건 하나다. 국내 마라톤과는 달리, 해외 마라톤들은 추첨 방식으로 참가권을 부여한다. 그렇기 때문에 만약 추첨에서 뽑히지 못하면 아무리 가고 싶어도 못 가게 되는 것이다. 오사카 마라톤은 재미있게도 단체 접수를 받는데, 단체 접수가 개인 접수보다 더 당첨 확률이 높다고 들었고, 우리는 간단한 개인정보를 입력 후 단체 신청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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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26일, 우리 여정이 출발 신호를 올릴 수 있을지 결정되는 날이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각자 할 일을 하면서 기다리는 것뿐 모든 것은 저 빌어먹을 로또에 달렸다. 평소 로또를 사면 맞는 번호도 몇 개 없이 꽝이 걸리는데, 그 모든 게 다 이번 추첨을 위한 액땜이길 바라며 남은 한 달을 기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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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u have been selected to participate in the event "Osaka Marathon 2025".


그렇게 기다리던 오사카 마라톤에 당첨되는 순간이었다. 예전 가족들과 오사카 여행을 갔을 때, 바꿔놓았던 엔화가 있어서 얼른 참가비용도 결제했다. 일본 마라톤 참가비용은 17만 원 정도로 국내에 비해 2~3배 정도 비쌌다. 항공권에 숙박비에 참가신청비까지 하면 마라톤 한번 나가는데 그 많은 돈을 쓰냐라고 보일 수도 있지만, 재밌는 건 해야 된다! 마라톤을 주제로 해외여행을 가는 것도 이색적인 경험이지 않을까. 마음이 시키는 대로 가는 게 가장 재미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이제 남은 일정은 11월 JTBC 마라톤을 부상 없이 잘 마치고, 겨울에 풀코스 마라톤을 네 시간 안에 들어오기 위한 훈련을 하는 것이다. 찬 바람을 맞으며 뛸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힘들겠지만, 하면 하지라는 정신으로 이겨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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