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10주] JTBC 마라톤 이후 무릎부상에 대하여

아무것도 할 수 없음에 불안해지는 시기

by jaewoos

2024년 11월 3일 두 번째 풀코스 마라톤을 완주했다.

작년과 다르게 올해 참가했던 JTBC 풀코스 마라톤에서는 오른쪽 무릎이 살짝 욱신 거리는 것 말고는 몸에 부담이 덜 왔다. 작년에는 골인 지점을 통과하자마자 올라왔던 모든 근육의 고통에 비해 이 정도라면 게 훨씬 빠른 시일 내에 원래 대로 회복이 가능하겠구나 생각했었다. 러닝을 꾸준히 하면서 무릎과 발바닥은 고질병으로 항상 나랑 함께 했다. 발바닥은 마사지볼을 이용해 세게 눌러주고, 무릎은 정형외과 가서 충격파 치료와 약을 먹어서 염증을 가라앉히는 방법이 가장 효과적이었다. 그런 경험 때문인지 달리기로 인한 부상은 염증이 주된 요인이라고 생각해서 푹 쉬고 아무것도 안 하는 것이 가장 빠른 회복 방법이라고 생각하며 3주를 기다렸다. 3주가 지났음에도 여전히 무릎은 아팠다. 이제 12월이 시작되었는데, 2월 말에 있을 오사카 마라톤 훈련을 하려면 지금부터 열심히 달려야 한다. 시간이 많이 남지는 않았다. 무릎이 계속 말썽이니 하고 싶은데 할 수 없음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일상생활에는 문제가 없을 정도가 되어 다시 조금씩 달려보았지만, 1km가 넘어갈 때부터 다시 오른 무릎이 아파오기 시작했고, 더 부상이 심해지기 전에 멈추기를 몇 번 반복했다. 머리로는 알고 있다. 부상이 완전히 나을 때까지 아무것도 하지 말고 푹 쉬면 된다. 괜히 운동을 했다가 부상이 더 지속될 수도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3주간 쉬었어도 나아지지 않는 불편감과 함께 계속 계속 다가오는 오사카 마라톤 대회날이 나를 계속 압박하고 있다.


정형외과에 찾아갔다.

매번 하는 X-ray로는 다행히도 아무 문제가 없었다. 그 후 자연스레 따라오는 치료는 주사치료와 충격파치료다. 뼈에는 이상이 없으니 염증을 잡아야 하니까. 첫날에는 X-ray를 바탕으로 빈 공간에 약물을 주입했고, 3일 후에는 초음파를 보며 연골과 대퇴사두 근육에까지 주사를 맞았다. 며 칠 지나니 일상생활에는 문제가 없을 정도가 되었다. 대회 일정이 계속 조금씩 더 다가옴에 따라 마음이 급해진 탓인지 하지 말아야 할 짓을 해버렸다. 간단히 뛰어보았다. 헬스장에서 속도 9로 맞췄다. 이번에도 2km 이후에 무릎이 아파 멈추었다. 화가 났다. 나는 도대체 언제 무릎이 돌아와서 하고 싶었던 훈련을 할 수 있을까? 이런 가벼운 조깅도 해서는 안 되는 것일까? 대퇴사두근을 강화해 주라고 하는데, 지금 무릎이 아픈데 보강운동을 진행해도 될까?


무릎을 하루빨리 고치고 싶어서 많은 글과 유튜브 영상을 찾아보았다. 내가 전문가는 아니지만 한 가지 가능성에 대해 떠올려 보았다. 염증이 근본 문제가 아닐 수도 있지 않을까? 러닝을 하게 되면 햄스트링 근육이 짧아진다는 말도 있고, 부상이 올 때마다 마사지를 해주면 증상이 사라지는 것을 봤을 때, 근육의 짧아짐으로 인해서 무릎 위쪽의 힘줄이 당겨지게 되면서 통증이 발생하는 가설을 하나 세워보았다. 그러면 어떤 병원에 가야 할까? 어떤 병원이든 간에 마라톤을 하시는 원장님이 계시는 곳으로 가보고 싶었다. 같은 부상을 겪었던 분들에게 치료를 받는다면, 더 높은 이해도가 있지 않을까 했다. 인터넷에 검색하니 가까운 한의원의 원장님이 러너라고 하셨다. 그래서 그런지 좀 더 부상 부위 근육의 움직임에 대해서 봐주시는 것 같았다. 무릎 주위 충격파와 주사치료에 집중된 정형외과에서는 받아볼 수 없었던 치료다. 그래서 뼈에 이상이 없다면, 정형외과에서 받아온 염증 약을 먹으면서 보존적 치료로 근육에 대한 치료를 받는다면 그게 가장 올바른 치료방법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이제는 어떤 병원인지 보다 어떤 의사인지가 증상 치료에 더 중요한 요인이 될 수 있겠다고 생각하며 전기치료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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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표가 정해져 있는데,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태

사람이 가장 무기력해지는 상태라고 생각한다. 무언가에 도전하는데 재미를 느끼는 사람인데 할 수 없으니 답답하고 내 자신에게 화가 많이 났었다. 이번 오사카마라톤에서는 지난번에 연습부족으로 실패했던 SUB-4라는 목표를 세웠다. 하지만 부상 때문에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이 점점 줄어들면서 조금 더 쉬어야 했음에도 무리하게 움직여 부상을 좀 더 키운 것은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하고 싶은 일이 있다고 어떻게든 극복해야 한다는 게 나의 삶의 신조였지만, 그런 열정에도 적당한 휴식이 필요하다는 걸 좀 더 깨닫게 된 것 같다. 머리로는 당연히 알고 있었지만 막상 그 상황에 처하게 된다면 알고 있는 것을 지키기가 어렵게 되고 충동적으로 일을 저지르게 된다. 주식 시장에서도 뇌동매매라는 말이 있다. 나도 예전에는 주가가 급격하게 흔들리면 뇌가 흔들리며 매매를 해서 손실을 봤었는데,, 지금은 여러 번 당하고 나니 뇌동매매를 안 하는 것 같다. 주식에서도 이런 상황이 오면 아무것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는 것이 손실을 지키는 가장 안전한 선택이라고 한다. 이처럼 나의 도전하는 삶에도 매 순간순간 열정만으로만 가득 찰 수는 없을 것 같다. 쉬어갈 때는 쉬어가야지. 하지만 달리는 도중에 혼자 멈춰 서서 기다리는 결정을 하는 것이 그렇게 쉽지는 않지 않을까. 이번처럼 다 나은 것으로 착각해 감정에 앞서 뇌동운동을 했던 건 큰 실수였다. 경험했으니 잊지 않아야지. 이번에 쉽게 낫지 않으면, 연재글도 쓰지 못하겠지?,, 그러니 푹 쉬고 잘 나아서 돌아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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