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리한 신경다발이 만든 정보가 머리로 전달되었고
정보의 색은 그가 가진 감정의 온도에 의해 변형되었고
정보의 형체는 그가 가진 경험에 섞이어 변형되었다.
눈으로 마시고 귀로 들어온 정보를 손가락에 모은 후 뱉어내자
나는 자판에서 모니터로 떨어졌다.
우수수 많은 글자들이 떨어졌지만 살아남은 글자는 몇 안 되었고 그는 나를 옮겨 빈 문장의 대열에 넣고 마침표를 찍었다.
이즘이면 교정 작업이 다 끝났겠지 하고
문장사이에서 뻣뻣하게 각 잡고 있던 몸을 풀려는 참에
휙, 위의 문장이 사라져 버렸고
휙, 순식간에 빠진 문장의 공간으로 나는 이동했다.
이제 나는 어떻게 되는 걸까?
밤 11시
작업하기 좋은 시간이다. 저장해 둔 글들을 꺼내어본다.
모니터의 검은 화면에 숨어 슬그머니 달아나지는 않았을까
확인해 보지만 다행히도 글들이 그대로 있다.
누가 임의로 시간을 정지시킨 듯 막 움직이다 갑자기 멈춘 듯
글자들은 딱딱하게 굳어져있다.
다음 문장은 어떻게 써야 좋을지 고민하다 한 모금 커피를 마신다.
오랫동안 생각이 나지 않자 동네 한 바퀴 돌다 온다.
다시 자리에 앉았다.
문장들도 모니터 화면에 앉았다.
나는 잠시 생각한다.
이번에 설치한 앱은 얼마나 오랫동안 사람들이 이용할지
어떤 앱이든 수명이 있을 텐데 B앱은 얼마동안 생존할지
컴퓨터에 저장한 글들을 정리하여서 B앱에 풀어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