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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홀라당 02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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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중근 Dec 08. 2024

저무는 12월!

갑진년(甲辰年) 한 해

저무는 12!  

             

 - 김 중 근   

  

수증기처럼 뽀오얗게 드리운 안개가 한 폭의 산수화를 그려낸 아침이다겨울이 왔지만 겨울을 잊고 제 자리에 붙어서 한철 풍성하게 키워온 까치밥을 아직 떨치지 못한채 서있는 감나무가 눈에 들어온다삶의 무게를 지탱하면서 서있는 그다겨울 채비를 하는 모습 보니 차가운 달빛 내리듯 공허(空虛)함을 느낀다.   

  

바람 잘 날 없었던 한 해가 벌써 저무는 12! 2024년의 마지막 달이다홀로 누워본다별의 별 생각이 머릿속을 채운다다시 만날 기약도 없이 떠난 사람이 문득 떠오른다이어서 월의 물 기둥에 기대서서 서성이며 기다리던 사람도먼지 묻은 앨범을 정리하다 문득 기억났던 사람도 꼬리에 꼬리를 문다휘적이고 유랑하던 자유분망한 사람들도 그리고 태양처럼 열정적으로 산 사람들의 흔적도 더듬어본다.     


이때 쯤이면 누구나 파랗고 투명한 하늘에 구름 한 점 흘러가듯지난 날들을 아쉬워하게 된인생무상(人生無常生)함과 더불어 밀려오는 허탈감을 느끼면서 많은 것을 후회하고 아보게 된다모든 것들을 명쾌하게 마무리 짓지못한 것에 대한 미약함이 아쉬움을 만든다. 이는 두려움과 나약함으로 다가와 일순간 새로운 의욕(意慾)을 끊어놓기도 했다어느 해 보다 더욱 왕성한 의욕으로 열심히 뛰어 일을 성취(成就)해보리라 다짐도 했었다그러나 해마다 되풀이되는 굴레 속에 헤어나지 못하고 올해도 어느 무엇 하나 이루어낸 일이 없다한 마디로 매사에 의욕(意慾)과 자신이 없었던 한 해였다.     


모두들 인생(人生)에 대하여 멋진 생각과 나름대로의 꿈을 갖고 산다(苦痛)과 기쁨이 상존(常存)하는 회한(悔恨)이 서려있기 마련이다삶의 보람을 느낄 때는 환한 미소로 가득하지만, 그렇지않을 때 얼굴은 시름만 가득차게 된다우리가 사는 동안 삶은 희로애락(喜怒哀樂)의 일들로 교차되어 살게된다한 해가 끝나고 새로운 한 해를 맞이하는 틈 사이에서 우리는 발을 동동 구른다지나간 시간들의 무게에 짓눌려 고통(苦痛)을 받게되기 때문이다지난 일에 대하여 공과(功過)에 관계없이 우리는 정신없이 앞만 보고 내달려 왔기에 부끄러운줄 모르고 지나왔다문득 뒤를 돌아보면남에게 마음을 상하게 했던 일도 많다위선과 독선으로 가득했던 일남모를 부끄러운 일약속을 지키지 못한 일등이 발 걸음을 멈추게 하고 엄숙히 뒤를 돌아보게된다잘함보다 못한 일에 마음이 상하고 신경이 쓰인다     


이에 구겨진 자존심을 독한 소주로 스스로 달래보려 주정((酒酊))도 부려봤다. 항상 되돌아 오는것은 무능(無能)에 대한 무기력(無氣力)이다나이가 죄이던가?... 사회적으로 발 디딜 수 없는 현실이 서럽다상대적 빈곤감과 박탈감은 대인관계(對人關係)조차 힘들게해서 씁쓸하기 를데 없다나만 그런것인지 몰라도 지난 몇 해를 돌이켜 보면 기쁜 날 보다 오히려 우울한 날이 많았던 한 해가 아닐까 생각된다대내외적으로 정치사회경제적인 크고 작은 여러가지 어려운 일들이 우리를 힘들게 했기 때문이다사회 전반에 걸쳐 잘 되는 일보다 안 되는 일이 더 많았다날로 실업률은 급증해서 우리를 우울하게 하고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태 및 국내 정치적 스캔들과 정쟁(政爭)이 짜증스럽다국내 및 세계 경제의 불황 및 노동 시장의 고용 불안으로 인한 노동 운동 등으로 민초(民草)의 가슴은 답답하다직장에서 부터 각 가정에 이르기 까지 잠잠히 고여있는 것이 고통과 좌절이고빈곤이다헤쳐 나가야할 크고 작은 일들이 고비 마다 아직 산적(散積)해 있다이 한 해 갑진년(甲辰年)을 곱게 포장을 해서 멀리 떠나 보내야 하는데 남는 것은 많은 고통(苦痛)과 고난(苦難)이 산적해 기다리니가슴이 답답하다     


을사년(乙巳年)에는 지나온 시간의 무게 만큼 주어진 시련(試鍊속에서 희망의 새 빛을 찾아야 한다그 햇살 위로 쾌청(快晴)한 미풍(美風)이 불어 지금의 어려움들을 덜어 주어야 한다또한 우리 마음을 언짢게 했던 일과 마음을 상하게 했던 일에 등댓불처럼 을사년(乙巳年)은 마음을 환하게 밝혀주어야 한다   

  

얼었던 마음을 녹여주고이웃안에서 더불어 감사하며 살자삶의 보람을 가꾸며 인생의 향기가 인간답게 살 수 있도록 하자가정이나 불우한 이웃이나 그동안 소외감으로 인정이 그리운 계층이나 더 나아가서 사회나 국가 이곳저곳에서 인정(仁情)이 아름답게 피어나야한다     


이제 갑진년(甲辰年한 해를 마무리하는 12어느 겨울 산타클로스 내려오는 한 밤에 한 잔 술을 지인(知人)들과 함께 비우며 참회하고 한 해를 경건하게 보내련다....    

      

- 2024년 12월 2일 밤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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