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상혁 Dec 16. 2024

정서적 독립에 관한 솔직한 이야기

심리학 이야기


정서적 독립 - 말만 들어도 무슨 자기 계발 책 제목 같아 보이죠? "당신도 강해질 수 있습니다" 같은 문구가 떠오르고, 대충 일주일 짜리 플랜이 우릴 확 바꿔줄 거라 믿게 만들어요. 근데 사실 그 모든 게 현실에서 제대로 작동한다면, 이 세상에 정서적 독립을 찾고 있는 사람이 이렇게 많진 않겠죠.


정서적 독립이란 누군가에게 의존하지 않고 자기 자신으로 존재할 수 있는 힘이에요. 근데 이 힘이 생기려면, 먼저 자기 자신과의 관계부터 개선해야 합니다. 여러분 자신을 살펴보세요. 사람들은 흔히 자기 자신을 가장 잘 안다고 믿지만, 막상 깊이 들여다보면 모르는 것투성이죠. 내가 뭘 원하는지, 뭘 두려워하는지, 어디에서 기쁨을 느끼는지도 모른 채 그저 타인에게만 집중해요. (물론 저도 그렇습니다.)


근데 그게 잘못된 건 아닙니다. 인간은 타인과 연결되고 싶은 욕구로 가득 차 있으니까요. 사랑받고 싶고, 인정받고 싶고, 외롭고 싶지 않아서. 문제는 그 욕구가 너무 커지면, 우리는 우리 자신을 잃어버린다는 겁니다. 내 감정과 욕망, 그리고 내가 중요하게 여겨야 할 다양한 문제들을 타인의 판단에 맡겨버리니까요. 나 스스로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상태가 되는 거죠.


이걸 벗어나려면? 먼저 자기 자신과 친해져야 합니다. 득도한 스승이나, 유명한 교수님이나, 신비로운 명상법 같은 건 필요없어요. 그냥 자기 자신을 인정하면 됩니다. 좋은 점, 나쁜 점, 그 모든 걸요. "나 혼자서는 안 돼"라고 비난하기보다는 "내가 왜 이런 모습을 갖게 됐지?"라고 스스로에게 묻는 거죠. 그렇게 감정의 근원과 대면하다 보면, 점점 타인의 인정이나 판단이 그렇게 중요한 게 아니라는 걸 깨닫게 됩니다. 천천히 홀로 설 수 있게 되는 거죠.

그리고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 정서적 독립이란 건 타인을 밀어내는 게 아니에요. 오히려 건강한 관계를 만드는 데 더 큰 도움을 줍니다. 내가 내 감정과 욕구를 스스로 책임질 수 있을 때, 더 이상 타인에게 그걸 강요하지 않게 되거든요. 그러면 관계는 의존이 아니라 선택이 돼요. "내가 너와 함께하고 싶은 이유는 네가 필요해서가 아니라, 네가 좋아서야." 이런 관계가 얼마나 더 자유롭고 아름답겠어요?


물론, 쉽지 않아요. 솔직히 말해보죠. 정서적 독립을 배우는 과정은 고독하고 때로는 끔찍할 정도로 어렵습니다. 왜냐면, 스스로를 책임지는 일이란 말처럼 간단하지 않으니까요. 하지만 이 과정을 통해 얻게 되는 건 정말 소중해요. 자기 자신으로서 온전히 서 있는 능력, 그게 진정한 자유니까요. 


정서적 독립은 단지 강한 사람이 되는 게 아니라, 자기 자신과의 평화를 찾고, 타인과의 관계에서도 자유로워지는 거예요. 그걸 알게 된다면, 아마도 조금 더 나은 사람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요?


그래서 당신에게 묻고 싶습니다. 지금 당신이 의지하는 사람은 누구인가요? 그 사람이 없어도 당신은 여전히 괜찮다고 말할 수 있나요? 만약 그렇지 않다면, 지금이야말로 당신 자신에게 기회를 줄 때입니다. 어려울 거 같다구요? 뭐, 한 걸음씩 시작하면 되죠. 우리가 산책을 시작할 때처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