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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주의는 나를 망친다는 걸 깨닫게 해준 술

by 차밍 Dec 19. 2024

친한 직장후배들과 저녁 술자리를 했다.

이전에 동생들한테 많이 사줘서 이번엔 동생들이 나를 사주기로 했다.


친한 사람들과 술을 먹게 되면 항상 2차를 가고 결국은 만취해서 집으로 돌아오는 안 좋은 습관이 내게 있다.

이번에는절대 그러지 않겠다 다짐하며 1차에서 술자리를 끝낼 결심을 했다.

술도 1병만 먹기로 해보았다.


하지만 결과는 전부 실패..............

2차까지 가고  만취해서 집에왔다. 게다가 너무 편한 동생들이랑 있어서 안피던 담배도 2개나 폈다.

결국 다음날 컨디션이 좋지 않아 운동도 빼먹고, 나만의 하루루틴이 틀어져 버렸다. 담배 때문에 목도 좋지 않았다.


술자리를 가게 되면 1차에서 끝내는게 난 불가능하단 걸 이제 받아들여야 될 것 같다.

술자리 자체를 가지 않아야 될 것 같다.

술을 먹으면 이때까지 바른생활을 하도록 몰아붙인 나를 완전히 놓아버린다.


나 자신을 너무 몰아쳐서 한번에 풀어버리는건가?

그러면 술없이 무슨 낙으로 살아야 되나.ㅠ


오랫동안 금주해오다 술을 한잔 먹게 되면

이왕 한잔 마신거 오늘 하루정도는 그냥 마셔버리자 이렇게 생각을 하게 되는데

이것부터 고쳐야겠다.


이때까진 술을 한잔도 마시지 않겠단 생각으로 지내오다가

어쩔수 없이 마셔야 되는 날이 오면,

'어쩔 수 없으니 오늘만 한병까지 먹고 내일부터 다시 금주생활 시작하자'라고 생각하며 술자리를 나갔다.


술을 한두잔 먹다보면 '내일부터 다시 금주 시작하면 되니, 오늘은 생각없이 많이 먹고 즐기자'는 생각으로

과음하고 다음날 후회하기를 반복했다.


앞으로 한 잔도 안 마셔야지가 아니라, 내 몸이 허용할 수 있는 정도인 한달에 1번은 소주 4잔, 1번은 맥주100cc  먹자라고 생각을 바꿔서 실천해 봐야겠다.

그렇게 하면 술 마시는 날 나를 완전히 놓아버리고 폭음을 안 하게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금연만큼은 양보할 수 없다.)


- 지금 난 글쓰기의 위력을 다시 한번 느낀다.

내 생각을 글로 쓰기 전에는 이런 생각을 해보지 못했는데

글을 쓰면서 내 생각을 자세히 들여다보게 되고, 나 자신을 더 잘 알게 되었다.

그러면서 앞으로 어떻게 하는게 더 좋을지도 알게 된다.-


과음한 날을 많이 후회했지만 이를 계기로 나 자신을 더 들여다보게 되었고,

너무 완벽한 계획은 나를 망칠 수도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계획에서 어느정도는 나를 해방할 여지를 두는게 필요하다는 걸 깨닫게 해 준 과음한 날에 감사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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