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사회생활

너도 힘들었구나

by 강철파파

'아빠, 우리 어디가?'


아이는 자신이 듣게 될 대답을 눈치 챘지만,

그래도 물어본다.


'엄마 아빠는 학교가면~나는 집에 있을까?'


부지런히 출근 준비를 하는 부모를 보면 자기도 어딜 가야하는지 아는 것 같다.


아빠가 원복과 양말을 집어들면

아이는 아침잠을 마음에 묻은 채 간식 창고로 걸어간다.


경비 아저씨께 인사를 한 후

아빠는 아빠 빠방이로,

엄마와 아이는 엄마 빠방이로 갈라지며,

굿모닝 입맞춤을 하고 이따보자는 손짓을 건넨다.


'운던~조팀히 하구~학고 잘 가구~아빠가 얼짐으로 와?'


웃으며 아이를 보지만, 시동이 켜지며 표정이 굳는다.

연수를 듣다가, 시간 맞춰 라디오도 잠깐 듣다가,

오늘의 할 일도 생각하며 30분이 흐른다.


노래에 맞춰 친구들과 아침 인사를 하고,

먹기 싫은 나물 반찬 열심히 먹어 칭찬을 받고,

환경지킴이 선서 대표를 맡아 열심히 대본을 따라 읽으며.


그렇게 하루를 보내기 위해,

고된 마음을 녹이고 싶어 오늘 아침엔 젤리를 골랐었구나.


수고가 많았던 우리 딸.

내일은 하원하고 마트 가서 놀이기구 실컷 타보자.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