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친구를 하자며 먼저 손을 내밀어준 친구는 알고 보니 부잣집 자재였다.
그 친구네 집에 놀러를 가게 되었는데 나는 태어나서 그런 집을 본 적이 없었다.
물론 10년도 채 살지 않은 인생이었지만 말이다.
집은 4층이나 되었고, 차고지에 차는 에쿠X 였다.
1층은 창고여서 갖가지 기구 들과 기계들이 가득하였다.
2층에는 방이 2~3개 되었고, 거실에는 커다란 소파들과 초대형 TV 그리고 넓은 주방도 있었다.
3층에는 작은 거실과 방 2개에 화장실은 2층까지 해서 2개나 되었다.
4층에는 작은 다락과 넓은 옥상이 있었다.
그 친구의 부모님께서는 친구의 생일날에 친구들을 잔뜩 집으로 초대해 주셔서 마음껏 놀 수 있게 해 주셨다.
식사를 직접 준비해 주셨는데 토마토스파게티를 해주셨다.
1년에 한두 번 학교 수요일 특식 때 밥칸에만 딱 한번 채워 먹을 수 있었던 바로 그 토마토스파게티를 말이다.
그것도 배 터지게 먹을 만큼 많이 해주셨다.
그렇게 먹고 나면 초대형 TV앞에 친구들과 모여 앉아 친구 생일이라고 특별히 빌려온 비디오 영화를 보았다.
가장 특별했던 것은 바로 아이스크림케이크였다.
아이스크림케이크가 나온 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실물을 눈으로 보는 것만으로도 벌어진 입을 다물수가 없었다. 내 눈앞에 보이는 모든 것이 다 아이스크림으로 만들어졌다는 사실이 신기하기만 했다.
이미 감기에 걸려 콧물을 훌쩍이는 친구의 막냇동생도 우리들과 같이 욕심껏 떠먹었던 아이스크림케이크.
추운 겨울날 먹으니 추울 법도 하지만 부드러움과 달콤함이 입안을 포근하게 해 주었다.
분홍색 작은 숟가락으로 가득 떠먹으면 입안이 파스텔빛으로 물들었다.
호화롭고 푸짐한 친구의 생일파티가 끝나고 어둑어둑해진 하늘을 따라 홀로 집으로 돌아올 때면 아쉬움과 여운이 환한 보름달만큼이나 한 가득이었다.
(그 이후로 매년 그 친구의 생일날에는 늘 아이스크림케이크로 축하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