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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랑의 작은 다리를 건너면 그 바로 옆에 목련나무 한 그루가 있다.
목련나무의 꽃은 빨리 피고 빨리 떨어진다.
하룻밤, 이틀 밤이 지나고 나면 우수수 떨어져 있다.
그때가 바로 내가 향수가게 문을 열 때이다.
나는 얼른 향수 사업을 위해 목련나무 아래로 부지런히 출근한다.
주변에서 판판한 돌 하나, 동그스름한 돌 하나씩을 찾아서
목 좋은 곳에 자리를 잡는다.
그리고 목련나무가 땅으로 흘려준 잎들을 모아 찧기 시작한다.
하얗고 부들부들한 목련잎은 엄살이 심한 꽃잎에 속한다.
작은 상처에도 금세 짙은 갈색으로 자신의 상처를 바로 드러낸다.
엄살쟁이 목련잎을 찧으면 아주 향기로운 향기가 난다.
겨우내 녹아 촉촉해진 흙의 향과
잎보다 먼저 난 꽃의 생기를 담은 풀향과 봄의 따스한 향이
어우러진 짙은 향이 난다. 목련만이 낼 수 있는 향이다.
(등굣길에도, 출근길에도 늘 그 자리 그곳에서 지금도 서 있어 줘서 고마운 나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