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썰매

by 꿈치

'쌀포대를 썰매로 타고 놀았더라'라는 어른들의 이야기가 내리고 내려와 지금도 내리게 한다.


내 두 손이 경험했듯이 눈 내린 땅은 그리 푹신하지 않다.

썰매를 타고 내려오듯이

엉덩이로 전해진 진동은 뇌를 때리고 코 끝으로 찡하게 내려온다.

그것이 분명 고통인대로 썰매 타기를 왜 멈추지 않고 반복했을까?


해 질 녘까지 그리 높지도, 길지도 않은 뒷산의 작은 언덕을

고통을 모르는 엉덩이가 쌀포대, 비료포대, 종이상자가 해어저 엉덩이가 다 젖도록 내리고 또 내렸다.

그 볼품없고 얇은 썰매를 타면 고통이 즐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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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하다 포대야 지금 타라 그러면 절대 타지않을 것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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