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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황꽃

by 꿈치

겨울이 끝나지 않은 쌀쌀한 날

친구들과 노루메의 낮은 뒷산에 올라갔다.

서늘한 가지들을 헤치고 들어가다 보면

우리들이 가끔 모여서 노는 아지트가 나온다.


한 명이 가져온 라면 한 봉지.

그 자리에서 부셔 생라면을 오독 오독 씹어먹는다.

서늘한 공기에 손 끝이 시릴 때쯤 빨간 라면 스프가 묻어있다.


메마른 가지와 잎들이 발 밑에서 바스락 바스락

라면 봉지는 손 끝에서 바스락 바스락 (오독 오독)


라면 봉지는 서늘한 가지들 사이에서 핀 유일한 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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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적들은 늘 우리 주위에 있다. 훠이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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