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눈이 내렸다.
집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어린이집 차가 멈추어 있었다.
나는 신이 나서 뛰어가다 양 무릎이 벌어져 미끄러지면서 양손도 땅을 짚어 마치 개구리 같은 자세로
넘어지고 말았다.
사람 발자국, 개 발자국, 새 발자국, 고양이 발자국, 자동차, 자전거 바퀴 자국들이
어지러이 잔뜩 찍혀있었다.
하얀 눈이 내려 쌓인 땅은 포근해 보였다.
하얀 눈이 내려 쌓인 땅을 어지러운 자국들이 녹이고, 그것이 다시 얼어서
막상 내 두 손이 짚은 눈 내린 땅은 거칠고 따갑고 지저분하니 거글거글 차가웠다.
(이 동네는 사람 보다 더 바빠 보이는 것들이 많은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