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 하나, 세 번째 퇴사를 했다. 비자발적 퇴사로는 처음이다. 사연인즉슨, 일하던 호텔이 문을 닫게 된 것이다. 총지배인님은 하와이안 여름 셔츠를 입은 호텔 직원들을 한 자리에 불러 말했다.
- 자, 우리가 이별을 할 시간이 왔습니다.
무거운 주제를 애써 농담을 섞어 얘기하신 총지배인님의 말을 듣고 처음엔 어리둥절했다. 이별을 할 시간? 이게 무슨 소리지? 그렇게 한 달 뒤, 호텔은 마지막 영업을 마치고 갑작스레 문을 닫았다. 둥이의 수술을 마치고 가슴 졸이며 둥이의 회복을 지켜보던 때 듣게 된 투 펀치. 올해 8월은 뜨거웠고 나에겐 아플 정도로 뜨거웠다. 그러나 아직 펀치는 끝난게 아니었다.
10월부터 다시 홈프로텍터가 됐다. 백수가 됐단 말이다. 10월은 고의적으로 바쁘게 지냈다. 계속 밖에 나가고 계속 약속을 만들었다. 무직으로의 갑작스러운 전환은 나에게 어색하고 어려웠다. 호텔리어는 무진장 바쁘다. 적어도 내가 일한 호텔은 그랬다. 하루에도 수많은 사람들을 상대해야 하고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일을 그만두고 무직이 되어도 나 자신을 쉬지 못하고 바쁘게 몰았다. 갑자기 몰아친 상황들이 무섭고 두렵고 불안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바로 넥스트 스텝에 대해 구상했다. 다음 플랜을 세웠다.
대학원을 가야겠다. 대학원에 가는 것은 물론 나의 장기적인 인생 소명에 바탕을 둔 결심이었으나, 불안에 기반을 둔 이행이었다. 사람들에게 내가 앞으로 무슨 계획을 갖고 있는지 알려줘야 했다. 무엇보다도 불안한 무소속에서 벗어나 다시 어딘가의 일원이 되어 소속되고 싶었다. 그리고 갑자기, 정말로 갑자기 제일 강력한 쓰리 펀치가 왔다.
다음 화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