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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끄러운 마음

by 차주도 Dec 17. 2024

부끄러운 마음

                  車柱道

1979.10.26일 대통령 피살이
단서가 된
12.12일 하극상에 의한 군사 쿠데타.
그 주범 전두환과 노태우는
사형장의 이슬로 사라져야 한다고
줄곧 외쳐 됐지만
누구도 귀 기울이지 않았다
먹고살기 바쁘다는 핑계로
적당히 눈 감고
떨어질 홍시를 바라보며
슬쩍 미화 美化 하는 정치인, 언론인, 사법부를
45년간 두 눈으로 똑똑히 목도目睹했다

영문도 모른 채
탄약고에 있는 실탄과 수류탄을 연병장에 쌓아 놓고
이슬에 젖으랴
판초우의 덮어씌우고
군 모든 일정 취소하고
5분 대기조의 생활로
날밤을 지새운 그때,
9사단 30 연대 무전병인 나조차
옆 29 연대가 위수지역을 벗어나
서울로 출동하였다는 사실을 몰랐으니
그 실탄은 누구를 향해 쏘라는 것인가

두 사람의 부귀영화를 위한 들러리가
국방의 의무를 진 군인이었던가

45년이 지난 오늘
마누라에 눈먼 대통령이
순진한 국민을 볼모 삼아
가당찮은 핑계로
만화 같은 비상계엄령을 야심한 밤에
선포한다.
연신 해외로 이 부끄러운 소식이
타전打電되고
우리의 민낯은 한없이 떨어졌다

무엇이 이토록 허망 虛妄 하게 만드는가
남루襤褸를 걸쳐도 믿는 구석이 있어
행복했거늘
조심조심 일궈 논 민주주의가
몇 사람의 삿됨에 송두리째 잃어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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