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작년, 그 해 여름은 휴가 계획이 없었다.
가을에 길게 휴가 가질 생각이기도 했고…
아빠가 한 달 넘게 입원해 계셔서 계속 신경을 세우고 있었다. 아빠는 워낙 지병이 오래셨고 사실 입원해 계셨을 때도 많이 위중한 상태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정말 지쳐있던 시간이었다.
그 여름 딱 하루 내게 휴가처럼 느껴진 날이 있었다.
피아노 선생님의 연주회.
친구이자, 나의 피아노 선생님이자, 같은 공간을 공유하는 동료이자, 멋진 동생.
7월 말 더운 여름밤, 초록색 잎이 가득한 뤁스퀘어에서 모차르트를 듣고, 쇼팽을 듣고. 그렇게 그 시간 그 공간이 그 여름 맘 놓고 숨 쉬는 휴가였다.
연주회 전 오후의 햇살이 길게 드리워진 리허설의 모습을 떠올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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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리카 작가님을 그렸다.
내게 브런치스토리를 알려 준 친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