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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ealnuke Dec 22. 2024

키스톤 콤비

6화. 2루수가 누구야?

투수는 말 그대로 공을 던지는 사람이다.

포수는 말 그대로 공을 받는 사람이다.

1루수는 말 그대로 1루 베이스를 수비하는 사람이다.

3루수는 말 그대로 3루 베이스를 수비하는 사람이다.

좌익수, 중견수, 우익수는 말 그대로 왼쪽 외야, 중앙 외야, 오른쪽 외야에서 수비를 하는 사람들이다.

그럼 유격수는?

"유격"이라는 단어에 대한 뜻이 궁금해서 사전을 찾아보았다.

사전적 의미에서 "유격"이란,


처음부터 공격(攻擊)할 적(敵)을 정(定) 하지 아니하고 형편(形便)에 따라 우군(友軍)을 도와 적(敵)을 공격(攻擊)하는 일


라는 뜻이라고 한다.

그러나, 야구에서 유격수는 2루의 왼쪽에서 수비하는 내야수를 가리킨다. 2루의 오른쪽에서 수비하는 내야수를 2루수라고 부르고 말이다.




요즘에는 어려서부터 오른쪽 타석에서 치는 좌타자로 선수를 육성하는 경우가 많지만, 과거에는 체계적이고 전략적으로 야구선수들을 어려서부터 육성하지 않았을 것이니, 오른손잡이들은 우타자가 되는 것이 당연했을 것이다. 


왼손잡이들을 위한 야구글러브를 구하기가 힘들었던 것도 한 몫 했을 것이다. 실제로, 바람의 아들 이종범 선수가 자신은 왼손잡이라서 왼손으로 공을 던지는 것이 편한데, 왼손잡이용 글러브가 없어서 오른손으로 공을 던졌고, 자연스럽게 우타자가 되었다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과거에는 어린아이들이 왼손잡이라면, 오른손잡이로 교정하려고 훈육을 하던 시절도 있었던 것을 미루어 보면, 시대적 문화에 따른 고정관념도 한 역할을 했을 것이다. 


이런저런 이유들로 인해, 오른손잡이들이 많으니, 왼쪽 타석에서 치는 우타자들이 자연스럽게 많았겠다.




방망이를 휘두르는 속도가 빠를 때, 공이 방망이에 맞아야 타구가 잘 맞고 멀리 간다. 방망이를 휘두를 때는, 처음에는 속도가 느리다가 점점 속도가 붙으며 속도가 빨라진다.  


방망이를 휘두르는 속도를 충분히 붙여 공을 치려하면, 자연스레 공을 타격하는 위치가 상대적으로 타자의 앞에 위치하게 되는데, 이를 당겨 친다고 표현한다. 그리고, 그 타구는 물리적 발사각 때문에 유격수 방향으로 날아갈 수 밖에 없다.


방망이를 휘두르는 속도가 충분히 붙지 않았음에도, 힘으로 방망이의 낮은 속도를 극복하고 공을 타자의 뒤쪽에서 타격하게 되면, 그타구는 자연스레 2루수 방향으로 날아가는데, 이를 밀어친다고 표현한다. 당겨 치는 기술에 비해 극복해야 할 것들이 많은 밀어 치는 기술을 배우는 것과 구사하는 것이 쉽지가 않다. 그래서 우타자 기준에서는 유격수 방향으로 날아가는 타구가 더 많고, 그 공을 받아주기 위해 자연스레 오른쪽에 위치한 자가 2루로 뛰어가게 되니, 수비위치가 좌우대칭이라 할지라도, 오른쪽에 있는 자를 2루수, 왼쪽에 있는 자를 유격수라 부르지 않았을까?



참고로, 



2루라는 하나의 베이스를 두고 좌우 대칭적 포지션을 갖는, 유격수와 2루수, 이 두 개의 포지션을 오늘의 주제인 키스톤 콤비라고 부른다.





수비에서의 외야수의 역할은 공을 잘 잡아 내야로 던져주는 것이다. 




이전 글에서도 설명했듯, 타자와 주자는 내야에 위치한 루(이제부터 “베이스”라 부르겠음)를 차지하려 치고 달리고를 해야 하고, 내야수들은 이들을 아웃시켜 다음 베이스로 가지 못하도록 해야 하는 것이 야구경기를 진행하고 승부를 결판내는 핵심이기에, 플라이아웃을 제외한 나머지 공격/수비 간의 아웃카운트 싸움은 내야수의 포구로(捕球, 공을 잡다) 승부가 난다. 포수도 내야수이므로, 삼진아웃도 따지고 보면 내야수인 포수의 포구로 승부가 나는 아웃카운트 싸움이다.

 

2화. 야구장 에서 타자 및 주자는 외야로 올 일이 없다고 이야기했었는데, 플라이아웃을 제외한 아웃들은 모두 내야에서 일어나는 수비에 의해 모두 일어난다는 뜻이었다.



플라이 아웃이란, 타자가 친 공이 땅에 닿기 전에, 수비하는 사람들이 공을 바로 잡을 때 심판이 선언하며, 수비하는 선수 중 누가 어디서 잡던지 상관이 없다. 






1루수의 경우 1루에서의 포구 및 수비의 책임자이다. 어떠한 경우라도 공을 타격하는 데 성공한 타자는 1루로 달려온다. 그럼, 1루수는


1) 타구를 잡아 1루 베이스 외에는 갈 곳이 없는 타자보다 먼저 베이스를 터치하여 포스아웃을 시키던,  


2) 다른 수비수들이 던져주는 공을 받아 포스아웃을 시키던,   


3) 가까이에서 공을 잡았다면 타자를 직접 터치하여 태그아웃을 시키거나,  


4) 1루수가 1루 방향으로 날아오는 공을 잡는다고, 1루와 거리가 멀어진 사이에, 1루 수비를 위해 달려온 투수에게 공을 던져주는 것이 


본인의 역할이다.  


3루수의 경우에는 3루에서의 포구 및 수비의 책임자이다.   

    

1) 본인이 공을 잡아 2루수 또는 1루수에게 공을 던져주던,  


2) 3루로 달려오는 주자를 태그 하여 직접 아웃을 시키던,   


3) 다른 수비수가 3루로 달려가는 주자를 아웃시키기 위해 던진 공을 받아주는 것이 


본인의 역할이다.  




그럼, 2루의 경우 누가 책임자란 말인가? 2루를 두고 2루수와 유격수가 좌우 대칭인데?




우타자가 당겨 치거나 좌타자가 밀어쳐서, 유격수가 공을 잡은 경우에는,

  

1) 2루로 이동하고 있는 2루수에게 공을 던져주어 1루로부터 달려오는 1루 주자를 아웃시키도록 하거나,  

2) 그렇지 않은 경우, 1루수에게 공을 던져주어 1루로 달려가고 있는 타자를 아웃시키도록 하거나,  


3) 3루로 달려가고 있는 주자가 가까이 있다면 공을 잡은 채 터치하여 태그아웃을 하거나,  


4) 3루수에게 공을 던져주어 2루 주자를 아웃시키도록 하는 것이 


유격수의 역할이다.  


반대로, 우타자가 밀어치거나 좌타자가 당겨 쳐서, 2루수가 공을 잡은 경우에는, 유격수가 2루수의 역할을 해 주어야 한다.

  

1) 2루로 이동하고 있는 유격수에게 공을 던져주어 1루로부터 달려오는 1루 주자를 아웃시키도록 하거나,  


2) 2루로 달려가고 있는 1루 주자가 가까이에 있다면 공을 잡은 채 터치하여 태그아웃을 하거나,  


3) 3루수에게 공을 던져주어 2루 주자를 아웃시키도록 하거나,  


4) 1루수에게 공을 던져주어 타자를 아웃시키는 것이 


2루수의 역할이다.  


우측 또는 좌측이 막혀있는 1루나 3루를 수비하는 내야수와는 달리, 좌우 양쪽 모두 열려있는 2루에서 수비는, 송구하는 역할과 포구하는 역할이 타구의 좌우방향에 따라, 유격수가 나설 것인지 2루수가 나설 것인지 결정되는데, 2루수와 유격수는 2루로 달려오는 1루 주자와 1루로 달려가는 타자를 순서대로 아웃(병살타)을 잡을 확률이 매우 높은, 서로의 합이 매우 중요한 사이이기 때문에 이들을 키스톤 콤비라고 부른다.




<토막설명 1 -  병살타>

한 번의 수비이지만, 수비수간의 협력으로 2개의 아웃카운트를 한 번에 잡은 경우, 2개의 아웃카운트를 한 번에 잡으려면 최소한 1명의 주자가 베이스에 나와 있어야 하는데,

1) 본인이 맡은 베이스로 달려오는 주자를 아웃을 시키고, 바로 1루로 송구하여 타자를 아웃시키는 경우이거나,  

2) 2명 이상의 주자가 베이스에 나와 있는 경우, 타자를 제외한 2명의 주자를 한 번의 수비로 모두 아웃시키는 경우에 해당한다.   

(다음 편 거시적인 야구규칙 편에서 자세히 설명하겠다)




<토막설명 2 - 송구 우선순위>

키스톤 콤비던, 3루수던, 1루수던, 3루에 주자가 있는 경우, 그 주자가 홈플레이트를 터치하면 1점을 뺏기는 것이기 때문에, 


"2아웃이 아니라면" 


그 주자를 아웃시키기 위해 포수(홈플레이트)에게 공을 던져주는 것(지금부터 "송구"라 부르겠다)을 최우선순위로 판단하고, 이미 늦었다고 판단하는 경우에는 3루, 2루, 1루 순으로 송구 중요도(선행주자 우선원칙)가 정해진다.  





야구경기의 경우의 수가 생각보다 많고, 선수들의 판단에 기반을 둔 스포츠이기 때문에, 그들이 어떤 거시적인 야구규칙으로 어떤 플레이를 할 것인지 결정하는지를 설명하는 글을 다음 편 주제로 다루어 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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