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 대부분의 사람은 알고 있을 것이다. 세상엔 좋은 일보다는 나쁜 일이 훨씬 더 많다는 것을. 주변에 재미있고 행복한 일만 가득해서 선한 영향만 받으면 좋겠지만, 안타깝게도 우리는 답답하거나 화나는 부정적인 상황과 더 많이 부딪치고 영향을 많이 받는다.
나는 다행히 부정적인 면에서도 긍정적인 면을 배우는 사람이라 이러한 상황을 반면교사 삼는다. ‘저 사람은 저렇게 행동해서 답답하네. 그러면 나는 이렇게 행동해야지.’
물론 타인의 좋은 행동도 정면교사 삼아 내 것으로 만든다. ‘저렇게 생각하고 움직일 수 있구나. 좋아 보이네. 나도 따라 해야지.’
이러한 성향 덕에 회사의 여러 상황에서 배운 점이 많았다. 이 회사에서 내가 반면교사나 정면교사 삼았던 사람들과 그것을 통해 무엇을 배웠는지 설명해보고자 한다.
반면교사
사장
1. 회의를 매주했으나 거기서는 업무에 관한 이야기를 잘 하지 않고, 나중에 갑자기 이일 저일 막 시킨다. 급하게 결정을 하여 디테일한 부분을 다 놓쳐 제품명이나 금액, 옵션 등을 나중에서야 생각한다.
-> 급하게 해야 하는 갑작스러운 일, 준비되지 않은 상황 같은 것을 내가 너무 싫어한다는 걸 알게 되었다. 이러한 일이 발생하는 것을 아예 막을 순 없지만 최대한 주변을 활용하여 그런 조짐이 생기는 것을 파악하기 위해 관련 사람에게 묻는 등 신경을 썼다. 그리고 이런 상황을 빠르게, 잘 타개하기 위해 해야 할 일과 우선순위를 머릿속으로 바로 계산하는 게 습관이 되었다. 시간 내 못할 경우 바로 타인의 도움을 얻어내었다.
2. 계속된 수정을 한다. 같은 일을 반복시킨다.
-> 이런 경우엔 나뿐만 아니라 타인들도 고생하는 경우가 많다. 사장의 니즈를 구체적으로 파악하고 내 선에서 깔끔하게 마무리 되도록, 여러 수정 하지 않도록 중간에서 노력한다. 나도 그렇게 하지 않도록 최대한 꼼꼼하게 다방면으로 체크하여 업무요청을 한다.
3. 말이 계속 바뀐다. 담당자가 아닌 사람에게 돌려서 말한다. A~D까지 내용이 필요한 일을 A, B만 말한다.
-> 연락하기 너무 싫지만, 스트레스 받더라도 직접 이야기를 한다. 전달받게 되면 상대방도, 나도 힘들다. 이게 가장 빠른 길이다. “왜 한 번에 이해를 못 해? 여러 번 말을 하게 하냐.”라는 말을 들었을 때 “저는 확실한 게 좋은데요. 직접 얘기 듣지 않으면 이해 못 합니다.”라고 당당하게 말했다. 이 이후로 돌려서 말하는 게 드물어졌다.
실장
1. 업무 지연이 너무 심하다. 일을 시켜놓고서 까먹는다.
-> 업무를 미리 얘기하니 여유가 있어 다방면으로 준비하는데, 그게 언제 활용할지 알 수 없다. 시간 낭비가 된 적이 많으나 그걸 다른 것으로 잘 활용했다. 결국엔 내가 너무 답답해서 나서서 해결한 적이 많다. 적극성을 길러준다.
2. 업무 파악이 제대로 되지 않아 여러 번 말하게 만든다.
-> 말할 수 있는 타이밍에 하지 못하고 뒤늦게 할 말들이 생각나 아쉬워했는데 즉각적으로 말을 조리 있게 하는 방법을 훈련하게 되었다. 감정적이 아닌 이성적으로, 품위 있게 상황을 설명하는 방식을 깨달았다.
대리
1. 본인 일을 하려 하지 않고 타인에게 업무를 자주 미룬다.
-> 상황을 먼저 파악하고 본인이 해야 할 일이라고 주의를 주어 스스로 해결하도록 한다. 업무량이 많거나 협의해야 하는 경우엔 한 발 빠르게 움직여 전체적인 상황을 파악하고 적당하게 일을 분배한다.
2. 상황 파악이 느리고 했던 방향으로만 계속하려고 한다.
-> ‘더 좋은 방법이 있다.’라거나 ‘이렇게 한 번 해보자.’라는 가벼운 언어로 다른 방법을 제시하며 그렇게 행동을 해야 하는 이유를 설명한다.
3. 수동적이고 시야가 좁다. 설명하는 것을 어려워한다.
-> 여러 방향으로 계속 질문을 던져 사고의 확장을 유도한다.
돌이켜보면 의외로 회사 사람들에게 답답함을 느꼈던 게 도움이 많이 됐다. ‘아이고 나도 그렇게 하다가 욕먹었는데…….’ 라고 회상하며 절대 저렇게 다시 돌아가지 말아야겠다는 다짐을 하거나 ‘이건 이런 식으로 했어야지.’ 라고 나은 방법을 생각했다.
정면교사
경리1
1. 좋은 아이디어들이 많다. 콘텐츠 기획이나 문구 등을 물어봤을 때 귀찮아하지 않고 어떻게든 답변을 해준다. 본인도 도움이 필요할 때 주저하지 않고 물어본다.
-> 아이디어를 얻는 과정들을 직접적으로 알려주진 않았으나 그 과정을 이해하여 내 것으로 만들었다. 도움을 구했을 때 부정적이지 않아 도움에 대한 생각 자체가 좋게 바뀌었다.
2. 상황파악을 잘 한다. 눈치가 빠르고 행동도 빠르게 한다.
-> 타이밍에 맞게 바로 나서서 행동하는 게 멋있다. 어떤 게 좋은 타이밍인지 모르겠는 순간이 간혹 있었는데 덕분에 타이밍을 잘 찾는 것을 많이 배웠다. 그리고 나 또한 그런 모습이 강화되었다.
3. 여러 업무를 담당하고 있을 정도로 하고 싶은 것들이 많다. 주말에도 알바를 할 정도로 에너지가 넘친다.
-> 해보고 싶은 것, 원하는 목표를 위해 거침없이 나서는 게 대단하다. 그런 모습을 보고 나 또한 에너지를 얻어 작은 것이라도 무언가를 더 하게 만든다.
경리2
1. 공간 활용, 물건들 파악을 잘 한다. 본인 자리를 수시로 정리하고 방치된 회사 물품들을 꺼내어 잘 활용하게 한다.
-> 그 덕에 다른 직원들도 편하게 사용한다. 그 모습을 보고 내 자리 등의 청소를 좀 더 한다. 청소란 눈에 보이는 물건들을 거슬리지 않게 싹 정리한다는 걸 알게 되었다.
2. 불공평하거나 할 수 없는 일에 대해서 안 된다고 확실하게 주장한다. 반대로 해야 하는 일이라고 결정 난 사항에선 타의 모범이 되어 이끈다.
-> 본인의 영역을 확고하게 주장하여 타인들이 침범할 수 없도록 한다. 주저하는 모습을 보이거나 먼저 나서지 않으면 일을 떠넘기려는 사람에게 타깃이 된다. 가만히 있으면 먹잇감이 될 뿐이다. 한 발 빠르게 나서는 것이 오히려 최선의 방어이다.
내가 정면교사를 삼은 두 사람은 자기 자신들을 잘 안다는 공통점이 있다. 본인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스스로 잘 알고, 잘 아니 행동력도 좋다. 관심사도 확실해서 그에 관해 물었을 때 여러 이야기들이 자판기처럼 바로 튀어나온다. 그리고 그런 행동들이 보기 좋아서 이기적인 상황이 아닌 한 나는 대부분 응원한다.
그런 모습들을 계속 보니 나 또한 내가 도움이 필요하다거나 상대방에게 도움이 필요할 때 적극적으로 나서게 되었다. 나에게 도움 되는 정보가 나오면 좋지만, 그렇지 못하더라도 괜찮다. 소통을 통해 서로를 더 알게 되거나 스스로 깨닫거나 할 수 있으니.
회사를 다닐 당시에는 너무 화가 나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으나 결국엔 이렇게 반면교사 삼을 사람과 정면교사 삼을 사람들이 함께 있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마치 아래에서 다가오는 위험을 피해 계속 위를 향해 올라가는 게임처럼 좋은 방향으로 꾸준하게 생각할 수 있었달까. 이 이외에 나에게 영향을 준 모든 이에게 감사의 말을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