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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하는 저녁

by 김민 Mar 24. 2025

시야도 하늘도 흐린 저녁,

사람이 가고 누런 개가 따라간다.

누가 먼저 먼지로 돌아가도 

하나 이상하지 않은 시점에 함께 걷는다.

남자는 평범한 일상의 경치를 보고

개는 온 동네 개들과 사람들의 건강 상태와 

그날의 달라진 기운을 맡는다.


석양도 인파도 없는 저녁,

개가 뛰고 사람이 따라 뛴다.

개는 이제 저녁에 뭘 먹을지 떠올리고

남자는 오늘이 가기 전 누군가를 위해 쓸

간절한 기도문을 고민한다.

허겁지겁 끌려가는 뒷모습에 답이 붙었는데

남자는 볼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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