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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 벽

by 김민 Mar 24. 2025

나는 신이길 원치 않소.

그대들의 참배도 원치 않소.

그대들의 숭배도 원치 않소.

나는 인간이고 싶소.

고국의 산하를 떠도는 초라한 영혼이고 싶소.


나는 신도 뭣도 아닌게라.

나를 돌려내라.

나는 고국으로 갈 테다.

이놈들아, 

이 나쁜 놈들아.


원치 않는 싸움에 휩싸여

이곳저곳을 떠돌았소.

이나라 저 나라를 헤매었소.

나는 고향 숲에 뿌리내린 한 그루 나무이고 싶소.

그대들의 숲을 지키는 산지기가 아니라.


나는 고향 땅에 묻힐 테다.

나를 돌려내라.

나는 신도 뭣도 아닌게라.

이놈들아,

이 나쁜 놈들아.


마지막 생기까지 

이용해 먹을 땐 언제고,

내 죽음에 대해 하늘과 맺은 약속을

이토록 궁색하게 저버리시오.

그대들의 시간은 내게는 아무런 의미가 없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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