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사람도 다리가 있다.
언제부턴가 눈사람은 세 덩이다.
머리, 몸통 위에 작은 뭉치 하나 더
그것이 머리인가.
안 움직여도, 못 움직여도 좋으니
다릴 달아준 친절함이리.
아무도 다니지 않은 새벽
공원 계단 앞 광장 한가운데
세 덩이 눈사람이 하나 서 있다.
아침이 다가오려 하자
돌연히 일어나 산으로 향했다.
눈사람이 사라졌다.
눈사람은 녹지 않았다.
김민의 브런치스토리입니다. 소설도 쓰지만, 브런치에서는 다양한 주제의 시를 연재해서 출간하려고 합니다. 사람 사는 얘기를 함께 나누고자 하니 지켜봐 주세요.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