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와 원작 소설

무엇을 먼저 봐야 할까

by 아피

확실히 요즘 영화시장은 소설 원작 작품이 많이 나온다. 검증된 작품으로 흥행을 보장받고 싶어 하는 경향도 있을 테고 자체적으로 영화 시나리오를 만들어내는 작업 자체를 많이 안 하는 것 같다. 그래서 영화화했다 하면 ooo 원작 소설, ooo 영화화 이런 문구를 많이 볼 수 있는데 항상 의문인 건 책을 먼저 보아야 하나 아니면 그냥 신경 안 쓰고 영화를 보는가 하는 문제이다. 이왕이면 원작을 먼저 읽자는 주의이기는 한데 책 안 읽고 그냥 영화를 보는 사람도 많아서 영화와 원작 소설의 우선순위에 관해서 생각할 수밖에 없다.


책을 먼저 읽자는 이유는 영화화하면서 책에서 담겨있던 내용이 생략되거나 의미가 변질되는 경우가 왕왕 있기 때문이다. 며칠 전에 장강명 작가의 한국이 싫어서를 영화화한 작품을 봤는데 나는 책을 읽고 봐서 별로 혼란스럽지는 않았지만 영화 안에서 설명이 부족해 보이는 느낌은 있었다. 그리고 미키 17의 경우에는 내가 원작 소설을 읽지는 않았지만 원작과 달라진 부분이 분명히 존재하는 것 같았다. 그리고 학교에서 필름 수업을 하면서 본 under the skin이라는 영화의 경우에는 책을 읽지 않으면 이해하기 굉장히 어려운 작품이었다. 어쩌면 책을 읽지 않은 사람 중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을 수도 있다. 하여튼 이렇게 원작에 의존해야 하는 영화화 작품들이 많이 나오는 요즘이다.


다른 사람들은 어떨지 몰라도 나는 소설 영화화에 그다지 긍정적인 인상은 아니다. 새로운 것이 만들어지지 못하는 구조가 생겨났다고 해야 하나? 원작 소설의 설정과 대사를 모두 따와서 시나리오에 옮겨적고 약간의 수정만 거치는 게 과연 좋은 창작 과정을 거친 거라고 할 수 있을까? 뻔하고 예측 가능하더라도 나의 이야기를 만들어 내자는 영화학과의 가르침에 어긋난다고 해야 하나 그런 마음이 든다. 점점 새로운 것이 등장하지 않는 상황에 대해서 굉장한 안타까움을 느낀다. 그래서인지 시나리오부터 온전히 처음 써 내려간 작품들이 더욱 소중하게 느껴진다. 물론 별로인 영화도 있지만...


꼭 책이 아니더라도 게임이나 코믹스를 원작으로 하는 영화는 얼만든지 있다. 최근에 본 scott pilgrim vs the world라는 작품도 그랬고 마블이나 디씨코믹스는 너무 유명하다. 마블이나 디씨 작품의 경우에는 원래 인상이 별로는 아니었고 꽤 괜찮았는데 어느 순간 뇌절에 뇌절을 더해가면서 인상이 별로 안 좋아졌다. 마블의 경우에는 약간 관객의 볼 자유를 침해하고 그냥 돈벌이 용도로 사람을 생각하는 것 같아서 별로 인상이 안 좋아졌다. 디씨의 경우에는 영화의 완성도가 좋지만 나처럼 깊게 보지 않는 사람들은 너무 많은 버전이 등장하는 게 약간 혼란스럽게 느껴진다.


원작을 잘 활용하는 건 좋은 영화를 제작하는데 도움이 되겠다만 때로는 그저 그런 작품을 만들어 내는데 한몫하는 것 같다. 원작을 활용하면 좋은 영화가 만들어지고 오리지널 영화도 잘 나왔으면 좋겠다는 나의 소소한 바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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