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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에도 골든타임이 있다

마음의 질문에 답하다.

by 유 정

마음에도 골든타임이 있다. 다만 그것은 시계의 초침처럼 명확하지 않다. 마음의 골든타임은 언제나 희미하고, 쉽게 지나가버린다. 마음이 처음으로 아프다고 말하는 순간, 작은 균열이 느껴지는 그때가 바로 골든타임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 미묘한 신호를 알아차리기란 쉽지 않다.


나는 종종 스스로에게 묻곤 한다. '지금 나는 괜찮은가?' 그러나 그 질문을 던지는 순간조차 마음의 골든타임을 놓쳤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그때는 이미 마음이 무겁고, 어떤 날은 무너지기 직전이다. 신호는 늘 있었다. 그러나 그 신호를 잡아채지 못한 것은, 늘 바쁘고 피곤하며 나 자신을 뒤로 미루는 습관 때문이었다.


마음의 골든타임은 우리에게 잠시 멈추라고 말한다. 멈추어서 내 안을 들여다보라고. 그러나 현대인의 삶은 얼마나 복잡한가. 멈추는 일은커녕, 잠시 쉬는 것조차 사치로 느껴진다. 우리는 자꾸 괜찮은 척한다. '시간이 지나면 나아지겠지.' 시간이 모든 것을 해결해 줄 것 같았지만 때로는 시간은 모든 걸 해결하지 않는다. 오히려 더 깊은 상처를 남길뿐이다.


나는 한 번도 내 마음의 골든타임을 붙잡은 적이 없었다. 마음이 처음으로 균열을 드러내는 순간, 나는 애써 모른 척했고, 균열이 커져 틈이 되고, 그 틈 사이로 아픔이 흘러넘칠 때까지 방치했다. 그 뒤로는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몇 배의 노력을 기울여야 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깨달았다. 처음으로 마음이 말을 걸 때, 그 작은 목소리를 놓치지 말았어야 했다는 것을.


그래서 요즘은 애써 멈추려고 노력한다. 마음이 이상하다는 신호를 보내면 억지로라도 그 자리에 머문다. '왜 이렇게 답답하지?' '무엇이 나를 슬프게 했을까?' 그런 질문을 던지고, 그 답을 찾으려 노력한다. 그것이 골든타임을 지키는 유일한 방법일 것이다.


물론 여전히 완벽하지 않다. 때로는 그 신호를 놓치고, 또다시 상처를 덧나게 하기도 한다. 하지만 나는 이제 안다. 마음은 다시 기회를 준다는 것을. 골든타임은 흘러가도, 새로운 시간 속에서 우리는 다시 시작할 수 있다.


삶은 완전할 필요가 없다. 마음도 마찬가지다. 다만, 그 작은 틈새에서 나를 들여다보고, 내가 나를 붙잡는다면, 골든타임은 지나가도 우리에게 또 다른 빛을 허락할 것이다. 마음은 언제나 기다린다. 우리가 귀 기울이기를. 우리가 마침내 스스로에게 묻기를. '지금 나는 정말 괜찮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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