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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서 움직인 하루, 핸들 위에서의 성장

조수석은 비어 있고, 나는 달렸다

by 혜림




누구의 도움도 없이,

조심스레 나아간 하루


출근, 퇴근, 그리고 나의 첫 주차










아침 일찍 눈이 떠졌다.
몸은 피곤했지만,


오늘부터는 택시를 끊어보기로 했다.




차 키를 손에 쥐고, 시동을 걸었다.


평소보다 10분 일찍

부릉부릉 집을 나섰다.




출근길 차는 많았지만



전날 아버지와 함께 연습했던 그대로.


내 속도로,

내 감각으로,


조심스럽게 슝슝










어느새 회사 앞.


보안이 엄격해서 쉬는 날에는

가족과 함께 들어가 본 적 없던

낯선 회사 주차장에



오늘은 나 혼자 첫 주차를 시도한다.




왼쪽 어깨선을 맞춰보고,

핸들을 오른쪽으로 틀었다.



살짝 앞으로 나아간 뒤, 반대쪽으로 돌려
사이드미러로 공간을 확인하며
천천히, 천천히 밀어 넣는다.



다행히 앞에 공간이 넓었다.



몇 번 왔다 갔다 했지만
옆에 아무도 타지 않았던 오늘 아침

도로주행도, 주차도 모두 성공적이었다.










두 번째 미션은

퇴근 후 수영장까지의 길.



좁은 공사 구간을 지나서

도착했지만 주차장은 만차




걱정되셨는지
아버지의 차가 뒤따라와 있었다.



그리고는 을 대신해
길가에 측면 주차를 해주셨다.









운하게 수영을 마치고

집으로 가는 길



집 앞에는 마침 공간이 있었고
마지막 주차까지, 스스로 해냈다.




잘했다.


가족이 함께 축하해 준 날




조금은 기특한 내가,

조금 더 사랑스러웠다.




귀여운 내 차


애칭은 ‘뿌잉뿌잉’



“오늘만 같이 운전하자.

조심조심, 속도 지키고.”





어쩔 수 없는 순간을 제외하고는
황색 신호 앞에서도 멈추기를 택하고,



부드럽게 정지하고,

차선 변경도 신중하게.















다른 동네도 연습해서

내가 자주 가는 곳들,
내 두 손으로 다닐 수 있게 될

날이 곧 오겠지.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신중하게 나아가는 것.



역시 반복 학습은
나에게 자신감을 선물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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