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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위 논문과 학술지 논문의 차이

"학위 논문 쓰실 거예요? 아니면 학술지 논문 쓰실 거예요?"

by 킴익스피어

첫 번째 논문 지도 면담이 있던 날, 교수님께서 물어보셨다. "학위 논문 쓰실 거예요? 아니면 학술지 논문 쓰실 거예요?"라고 말이다. 나는 그때 논문에 대한 개념이 없었기에, 잘 모르겠다는 눈으로 교수님을 말똥말똥 쳐다보았다.


교수님께서는 학위 논문은 100페이지가량 써야 하고 시간이 오래 걸리는 데 비해, 학술지 논문은 20페이지가량으로 비교적 간단한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그리고 한마디 덧붙이셨다. "학위 논문은 아무도 안 봐요. 논문을 책자로 인쇄할 때의 만족감이 클 뿐이죠."


사실 졸업을 하기 위해서는 둘 중 어느 것을 택해도 무방했다. 학술지 논문을 쓰기 위한 조건은 학술지에 게재한 실적까지 포함이긴 하지만 말이다.


내 생각에는,, 특수대학원생에 대한 기대가 크지 않기 때문에 논문 지도를 하는 시간을 절약하기 위한 하나의 방법이 아니었나 싶다. 그리고 교수님이 그 당시 말씀하신 학술지 논문은 아마 상위급 저널에 해당하는 논문은 아니었던 것 같다. 아니면, 학위 논문은 교수님 실적에 도움이 되지 않아서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보통 석사의 경우, 학위 논문을 작성한 후 요약, 수정을 거처 학술지 논문으로 게재하는 방법을 많이 선택한다. 물론 위와 같이 처음부터 학술지 논문으로 접근할 수도 있긴 하지만 제1저자가 되기 위해서는 논문 작성법부터 익혀야 하지 않겠는가?


결국 나는 둘 다 하겠다고 말했다.(요놈의 입!)


그 결과, 나는 지금 학술지 논문을 마무리 중이다. 아니,, 졸업한 지가 반년이 넘었는데 아직도 논문 작업을 하고 있다니..


교수님 관련 글을 쭉 써왔지만, 나의 지도 교수님은 늘 예측이 어려우신 분이다. 나는 한참 전에 학술지 논문 관련하여 자료를 전부 넘겨드렸고 한동안 연락이 없으시길래 교수님이 마무리하시고 종결된 줄로만 알았다.


그러나 며칠 전 교수님께 연락이 왔다. 저명한 학술지에 투고를 했고 심사위원의 수정 요청사항이 왔다. 몇 가지 수정을 해야 한다고 말이다.


그래서 나는 오랜만에 다시 논문 폴더를 열고 이것저것 작업을 하고 있다. 하나하나 찬찬히 들여다보니, 졸업 후 시간이 흘렀음에도 꽤 긴 시간 공들인 작품이라 그런지 금방 몰입이 되더라.


그래서 학위 논문과 학술지 논문의 차이점은 뭐다? 일단 교수님 말씀대로 학위 논문은 길고 학술지 논문은 짧다.


학술지 논문은 짧긴 하지만 훨씬 까다롭다는 생각이 든다. 학위 논문은 나의 지도 교수님을 만족시키면 되지만, 학술지 논문은 만족시켜야 할 심사자들이 너무 많다. 그 학술지가 저명하면 저명할수록 심사 방법 및 절차가 까다로울 확률이 크다.


그러나 학위 논문을 작성하는 과정도 결코 만만치 않다. 뼈대를 세우고 그 뼈대를 앞뒤 양옆으로 보완해 나가는 작업은 하루 이틀 해서는 결코 완성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결론은 둘 다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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