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율적으로 논문을 작성하는 지름길
지난 주말 이틀간 나는 오랜만에 논문 작업에 몰두하게 되었다. 논문 작업은 토요일 아침 지도 교수님과의 줌(Zoom) 미팅으로 시작되었다. 주말 아침 줌 면담이라니.. 대학원생 때의 기억이 새록새록 났다.
교수님께서는 학술지 심사위원에게 지적받은 사항을 꼼꼼하게 정리해 주셨고, 내가 해야 하는 부분을 명확하게 알려주셨다.
이 중 한 가지는 본문 내 인용문에 페이지까지 명시하라는 것이었다. 한 심사위원이 보다 정확한 근거가 필요하다며 제시한 요청사항이다.
내 논문은 참고 문헌이 많기도 하고 단행본도 꽤 인용했기 때문에, 이 문장들의 페이지를 진작에 정리해두지 않았다면, 이틀 동안 이것만 해도 시간이 모자랐을 터였다.
그러나 다행히도 나는 이미 준비해 놓은 자료가 있었다. 나는 '드디어 써먹을 데가 생겼네.. 오히려 좋아. 페이지를 다 적어주마!'라고 잠깐 생각했다.(잠시였다.. 주말 내내 논문 작업하느라 나에게 웃음기는 없었다.)
참고문헌에서 인용문을 가져올 때, 단행본의 경우 별도 한글 파일에 글 문장 그대로 복붙 후 페이지를 명시해 두었고, 학술지 논문의 경우 PDF 형광펜 기능으로 인용문을 표시해서 저장해 두었다. 그러나 실제로 학위 논문에 페이지까지 기재하지는 않았다.
아니 그럼 왜 학위 논문에는 페이지를 전부 명시하지 않았냐고 물어볼 수 있다. 처음에는 전부 기입하려고 했다. 그러나 참고문헌이 200여 개가 넘어가고 논문 최종본이 150페이지 가량 되자, '굳이 넣지 않아도 되는 데 왠지 쓸데없는 짓을 하고 있는 것 같다.'라는 생각이 들어서 하지 않기로 했다.
학교 논문 작성 매뉴얼에는 분명 페이지까지 어떻게 표기하는지 명시되어 있었지만, 다른 학위논문을 살펴보면 저자와 발행연도까지만 작성한 것이 부지기수이다. 비단 우리 학교 학위 논문뿐만이 아니다. 대부분의 학술지 논문 또한 인용문에 페이지까지 표기한 것은 찾기 쉽지 않았다.
<학교 논문 매뉴얼 - 인용 표시 가이드>
모든 인용 표시는 각주(footnote)를 사용하지 않고, 본문 문장 말미에 (저자 연도, 페이지 수)의 양식으로 단다.
예) 지금이 좋다(킴익스피어 2025, 1).
(학교마다 다르니 참고만 할 것)
이러한 이유로 학위 논문은 페이지를 적지 않았기에, 이렇게 내 논문에 인용문 페이지까지 기재하게 될 날이 올 줄은 몰랐다.
늘 말하지만 논문을 작성할 때는 뭐든 두 번, 세 번 작업하는 것을 피하는 것이 좋다. 첫 번째로 작업할 때 최대한 잘 정리해서 차곡차곡 근거를 남겨두는 것이 효율적으로 논문을 작성하는 지름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