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에 사서 탐욕에 팔아라.
또 하나의 유명한 증시 격언은 '공포에 사고 탐욕에 팔아라'이다.
말이 쉽지, 정말 적용하기 어려운 격언이다.
공포 국면.
모든 사람들이 두려움에 떠는 상황이다.
주가가 바닥을 뚫고 지하 1층, 2층, 3층까지 내려가며 하락의 끝을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온갖 부정적 전망과 뉴스가 시장을 지배한다.
반등 뒤 더 큰 하락이 뒤따르는 일이 반복되며, 이제는 작은 반등만 나와도 모두 앞 다투어 팔려고만 한다.
매도세가 매수세를 압도하는 국면이다.
누구나 바닥은 아직 멀었다고 얘기한다.
과연 이런 상황에서 살 수 있을까?
탐욕 국면은 어떤가?
주변에는 주식으로 돈 벌었다는 사람들이 넘쳐나고, 사람들이 모이면 온통 주식 얘기뿐이다.
뉴스에서는 좋은 소식들이 쏟아지고, 장밋빛 전망과 함께 모두가 상승을 외친다.
뭐라도 사지 않으면 철저하게 소외감을 느끼고, 일찍 판 사람은 후회하거나 재매수를 서두른다.
작은 조정만 나와도 기회라며 너도 나도 달려들어 매수하기 바쁘다.
주가는 하락할 듯하면서도 자꾸만 고점을 높여 간다.
이런 분위기에서 욕심을 꺾고 파는 건 쉽지 않다.
하지만, 공포와 탐욕 국면을 제대로 이해하면 공포에 사고 탐욕에 파는 것이 불가능하지 않다.
'공포에 사서 탐욕에 팔아라'라는 격언은
'무릎에 사서 어깨에 팔아라'라는 증시 격언과 짝을 이루어 적용해야 한다.
두 격언이 사실상 동일한 의미라면, 납득이 되는가?
'공포 국면=바닥', '탐욕 국면=머리'이지 어떻게 '공포 국면=무릎', '탐욕 국면=어깨' 일 수 있느냐.. 는 의문이 들 것이다.
공포는 바닥에서 절정을 이루지 않으며, 탐욕은 머리에서 절정을 이루지 않는다는 사실을 이해해야 한다.
공포의 절정은 무릎이며, 탐욕의 절정은 어깨이다.
공포는 바닥이 아닌, 바닥을 치고 올라가는 국면(무릎 근처)에서 절정을 이룬다.
그 이유는 주가가 경기에 선행하기 때문이다.
주가가 경기에 앞서 움직인다는 점은 모든 전문가가 동의하는 부분이다.
한국은행의 경기선행지수 구성항목에도 종합주가지수가 포함되어 있다. 중앙은행도 주가가 경기에 선행한다는 사실을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것이다.
이것은 경기 바닥 보다 주가 바닥이 먼저 형성된다는 의미이다.
이 부분을 증시 및 주변 상황과 연계하여 곱씹어 볼 필요가 있다.
주가는 경기에 앞서 움직이기 때문에 주가가 바닥을 치고 올라가는 상황에서도 경기는 여전히 바닥을 향해 더 내려간다.
주가는 바닥을 쳤지만, 최악의 경기 상황이 아직 오지 않은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뉴스와 전문가들 입에서는 어떤 말들이 나올까?
뉴스에서는 경기와 관련된 온갖 부정적 뉴스가 쏟아져 나온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아직 최악의 상황이 오지 않았고, 경기지표는 좋아지기는커녕 갈수록 더 나빠져 간다. 최악을 향해...
어떻게 좋은 기사가 나올 수 있겠는가?
뉴스에서는 온통 경제에 대한 부정적 상황과 더 나빠질 것이라는 전문가 의견으로 넘쳐날 것이다.
더불어 사람들의 심리도 더욱 위축되고 더 큰 두려움에 빠질 수밖에 없다.
주가는 선구자들의 매수로 이미 바닥을 쳤지만, 갈수록 더 나빠지는 경기상황으로 인해 시장 심리는 여전히 바닥이 아니다.
게다가 작은 반등 뒤 더 크게 밀리는 현상이 반복되면서 바닥을 치고 올라오는 주가에 대해서도 다시 재하락할 것이라는 부정적 심리가 시장에 팽배하다.
주가의 바닥은 왔지만 일반 투자자의 공포 정점은 아직 오지 않은 것이다.
그러다가 경기가 바닥 근처에 도달하면 투자자의 공포는 극에 달한다.
그곳은 더 이상 나빠질 것이 없는 최악의 국면이니까...
그리고, 이때까지 이미 바닥을 친 주가는 슬금슬금 오른다.
여기가 주식을 매수해야 하는 '공포' 국면이고 올라가는 '무릎' 근처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개인 투자자는 이미 주식을 매도한 상태이거나 여기(경기 바닥, 주가 무릎)에서 공포에 빠져 최악의 투매를 한다.
오히려 사야 할 자리에서. 왜?
경기가 최악이고 뉴스도 최악일 수밖에 없고, 더불어 사람들의 심리도 최악(공포) 이니까...
외국인과 기관투자자들이 개인의 투매 물량을 감사히 받아 간다.
이후 경기지표는 하나 둘 돌아서면서 회복 조짐을 보이기 시작하고, 이미 바닥을 치고 올라온 주가는 경기 전환 조짐에 서서히 탄력을 받기 시작한다.
이것이 주가 바닥에서 경기 바닥 까지의 일반적 전개 스토리이다.
최악의 공포 국면은 주가 바닥이 아니라 경기 바닥이자 주가 무릎 근처라는 것이 이제 이해되시는가?
지금까지의 설명을 결론만 기억해서는 안 된다.
'공포에 사서 탐욕에 팔아라'와 '무릎에서 사서 어깨에서 팔아라'가 왜 동일한 의미인지, 그 전개 과정을 낱낱이 이해해야 한다.
그래야 그 힘들고 무서운 공포 국면에서 적용할 수 있다.
결론만 기억하면 절대 적용할 수 없다. 왜?
공포에 빠져 심리가 이성을 압도하니까..
주가 바닥에서 경기 바닥까지의 상황과 흐름을 냉정하게 따지며 적용하지 않으면 절대 공포(무릎)에서 살 수 없다. 투매하지 않으면 다행이다.
주가가 바닥을 쳤지만 경기는 더 최악을 향해 가고 뉴스에서는 온갖 부정적 기사들이 쏟아지고 사람들의 공포심은 점점 커질 때 '공포' 국면과 '무릎'에서 사려면 주가는 경기에 선행한다는 사실을 냉철하게 적용하며 매수를 준비할 수 있어야 한다.
공포를 이기는 방법은 냉철함이고, 그러기 위해서는 주가 바닥에서 경기 바닥까지의 그 힘든 인내 과정을 결론이 아닌 흐름으로서 이해해야 한다.
주가가 바닥을 친 후 경기가 더 나빠지고 최악으로 가는 걸... '응, 그게 당연한 거야.'라고 해석하며 적용할 수 있어야 한다.
(다음 글에서 계속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