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부 - 밤편지
if 말고 while의 소제목은 모두 음악입니다.
왜 음악을 사용했는지에 대해서 써두려고 합니다.
감성은 나이를 먹으면 변하니,
나중에 제가 '왜 이 음악을 사용했지?'라고 묻게 될 수도 있지 않을까요?
그리고 제목으로 사용한 곡들로 PlayList도 한번 만들어 봤습니다.
Playlist [if 말고 while] 사랑의 반복을 닮은 노래 - YouTube
음악의 결을 따라 이야기를 쌓아가거나, 이야기에 맞는 것을 찾기 위해 음악을 골라 듣던 시간들이 생각나네요.
기회가 되신다면, 음악도 한번 즐겨보시길...
Act III ― 밤편지
15. 차우차우, 델리스파이스
처음 미연과 훈이 만날 때, oasis의 wonderwall을 정해뒀었다. 하지만 글에서 두 사람이 서로에게 느끼는 미묘함이 자꾸 생각났다.
델리 스파이스의 차우차우가 떠올랐다.
본문에도 가사를 녹여 아래처럼 삽입했다.
'아무리 애를 써도 떠오르지 않거나, 막아보려 하는데도 잊혀져버리는 기억들이 어딘가에서 부딪히는 느낌이 들었다.'
어쩔 수 없이 둘은 서로를 바라보고, 끝내 마주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기 위해서 둘은 시에나로 향한 것이니까.
16. Wonderwall, Oasis
Wonderwall을 생각했던 이유는 결국 두 사람은 서로에게 넘어야 할 벽이며, 의지해야 할 벽이 되는 존재여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조건으로 관계를 다뤘던 이에게는 조건 너머의 사랑을, 비어있는 마음으로 무의미한 관계를 반복하던 이에게는 마음을 채우는 사랑을...
둘은 서로를 비추고, 이해하며 wonderwall이 되어주기를 바랐다.
아래 가사처럼 말이다.
Because maybe
You're gonna be the one that saves me
And after all
You're my wonderwall
17. Yumeji’s Theme, 화양연화
이 곡도 문장을 쓰기 전에 정해둔 곡이다.
바에서 처음 보는 두 사람이 마주 앉아, 사랑에 대한 대화를 이어간다. 위스키 그리고 재즈 음악과 함께.
화양연화에서 양조위와 장만옥이 스테이크를 썰며 대화를 나누는 장면을 상상했었다. 감정이 일어나지만, 그 감정을 절제하려는 두 사람.
오래전에 본 영화라 기억이 정확하진 않지만, 이 곡에서 울리는 바이올린의 처연함이 미연의 감정과 잘 맞는다고 생각했다.
그때, <Yumeji’s Theme>의 날카롭게 쪼개지는 바이올린 선율이 둘 사이를 스쳐 지나갔다. 그리고 그 음악의 처연함이 그녀의 마음속 깊은 상처를 건드리는 듯했다.
한동안 숨을 고르던 미연은 조심스럽게 그녀의 이야기를 이어갔다.
“그땐 사랑보다 두려움이 컸던 것 같아요.”
미연은 처음 보는 남자 앞에서 자신의 과거, 아니 잘못을 고백한다.
18. Tonight, Tonight, the smashing pumpkins
이번 회차에서 두 사람 모두에게 변화가 생기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 변화가 미연에게 큰 파장을 주기를 바랐다.
두 사람은 이미 삼십 대가 넘은 성인이므로 마음에서 느껴진 해방감을 자유로운 몸짓으로 표현해 봤다. (영화 매트릭스에서 식탁 밑에서 갑자기 느껴지는 뜨거움 때문에 급하게 자리를 뜨는 장면을 참고했다.) 갑작스러운 장면의 전환과 현실로 돌아오는 구성은 장난을 쳐보고 싶은 마음에서 시작했다.
이 곡 말미에 반복되는 드럼연주와 현악기의 조화 속에서 코건이 외치는 'Tonight'이 이번 회차와 잘 어울린다고 생각한다. 가사까지도...
We'll crucify the insincere tonight
We'll make things right we'll feel it all tonight
We'll find a way to offer up the night tonight
The indescribable moments of your life tonight
The impossible is possible tonight
Believe in me as I believe in you tonight, tonight.
19. 밤편지, 아이유
처음 이야기를 구상할 때 쉬운 만남만을 추구하던 남자가 이번만큼은 그러고 싶지 않게 된 마음을 담아내고 싶었다. 무언가 빠른 증명이 아니라 느리게 관계를 쌓아가고 싶어진 마음으로...
그래서 편지가 생각났고, 지금까지 아이유 님의 곡을 쓰지 않은 것에 놀라, 밤편지로 제목을 정했다.
1, 2부와 다르게 정해진 제목이 없었던 3부의 제목도 밤편지로 함께 정해졌다.
평소와 같지 않은 마음이었기에 훈은 어색하게 미연에게 마지막 말을 건넨다.
훈은 고개를 끄덕이며 잠시 망설였다.
그리고 조금 서툰 미소와 함께 조용히 말을 꺼냈다.
“전… 다음 주에도, 같은 시간에 그 바에 있을 겁니다.”
그 말은 고백도 약속도 아니었지만, 밤공기 속에 오래도록 머물렀다. 두 사람 사이에 남은 미세한 온도처럼.
미연은 그 말을 듣고 잠시 눈길을 그에게 두더니, 슬며시 입술 끝을 올렸다.
대답 대신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고는 몸을 돌려 천천히 지하철역 안으로 걸음을 옮겼다.
밤공기가 차가웠다.
그녀가 떠난 방향을 바라보던 훈은, 문득 손끝이 따뜻하다는 걸 느꼈다.
오늘 주고받은 말들이 마음속에서 조용히 울리고 있었다.
Hidden Track
20. Hidden Track - 민들레, 우효
과연 이 본문을 읽은 사람들이 뜬금없이 등장한 P의 아내가 누구인지 알아챌 수 있을까?
그래서 히든 트랙이다.
훈의 물음에 대한 그녀의 대답이 들어있는...
Postlude
21. 에필로그 - 다시 사랑한다 말할까, 김동률
다시 만나는 남녀, 그들의 재회에 이보다 잘 어울리는 곡이 있을까?
두 사람은 변화를 택했고 다시 사랑할 수 있을 것이다. 그것도 전보다 나은 방식으로...
그리고 다시 0화. 너에게 쓰는 편지, 신해철
원곡의 제목은 나에게 쓰는 편지다.
나는 당신에게 썼으므로 '너에게 쓰는 편지'로 적었다.
신해철 님의 재즈 카페로 0화로 시작했으므로 다시 신해철 님의 곡으로 마무리하고 싶었다.
이 곡의 가사가 어쩌면 <if 말고 while>이라는 소설이 하고 싶은 말이었을지도 모르겠다.
이제 나의 친구들은 더 이상 우리가 사랑했던
동화 속의 주인공들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고흐의 불꽃같은 삶도, 니체의 상처입은 분노도
스스로의 현실엔 더이상 도움될 것이 없다 말한다
전망 좋은 직장과 가족 안에서의 안정과
은행 구좌의 잔고 액수가 모든 가치의 척도인가
돈, 큰 집, 빠른 차, 여자, 명성, 사회적 지위
그런 것들에 과연 우리의 행복이 있을까
나만 혼자 뒤떨어져 다른 곳으로 가는 걸까
가끔씩은 불안한 맘도 없진 않지만
걱정스런 눈빛으로 날 바라보는 친구여,
우린 결국 같은 곳으로 가고 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