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1 더 무비』:레이싱에 대한 열정

- 소니에게 진정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by BYC

영화 『F1 더 무비(2025년 개봉)』는 세계에서 가장 유명하고 권위 있는 자동차 경주 대회인 포뮬러 1(Formula 1)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F1은 총 10개 팀 20명의 드라이버가 세계 주요 도시를 돌며 다양한 서킷과 도심에서 경주를 펼치며 우승자를 가린다. 항공우주 기술에 가까운 정밀 공학을 바탕으로 굉음을 내며 시속 350km 이상의 속도로 질주하는 차를 화면에서 보면서 나도 모르게 온몸의 근육이 움츠러드는 경험을 하였다. 지상에서 가장 빠른 스포츠를 다룬 영화 F1의 감독은 하늘에서 엄청난 속도를 보여주었던 ‘탑건: 매버릭’을 감독한 조셉 크레신스키이다. 그리고 주인공인 소니 헤이즈 역은 60대에도 멋짐을 뽐내는 브래드 피트가 맡았다.


다시 시작한 레이싱


소니 헤이즈는 1990년대 무모하지만 천재적인 젊은 레이서였으나, 끔찍한 사고로 F1 커리어가 중단되었다. 잠시 방황의 시간을 보냈지만, 다시 마음을 다잡고 프리랜서로 다양한 경주에 레이서로 참가하는 생활을 보낸다. 그러던 어느 날 소니의 옛 친구 루벤(하비에르 바르뎀)이 그를 찾아온다. F1 참여 팀 중 하나인 ‘APX GP’의 오너인 루벤은 현재 팀이 최하위에 머물러 있으며, 시즌 종료까지 남은 9경기에서 승리하지 못하면 팀을 잃게 된다고 말한다. 이러한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소니에게 레이서로 복귀해 달라고 말하며 일등석 비행기 표를 건넨다.


고민하던 소니는 식당 웨이트리스에게 “친한 친구가 현실이라고 하기에는 100% 너무 좋은 제안을 했는데 어떻게 해야 할까요?”라고 묻는다. 웨이트리스는 금전적으로 액수가 얼마인지 물어본다. 소니는 돈은 중요하지 않다고 말한다. 그러자 그녀는 “그러면 무엇이 중요하죠(So what is it about)?”라고 묻는다. 소니는 팀에 합류하기로 결정한다.


갈등, 그리고 이를 극복한 위대한 승리


팀에 합류하지만 APX GP의 루키 드라이버인 조슈아 피어스와 좋은 파트너십을 형성하는 것이 쉽지는 않다. 경험과 성숙함이 부족한 조슈아는 소니를 견제한다. 팀 내 이인자는 언제든지 해고될 수 있는 F1 문화에서 어찌 보면 당연한 현상이라 할 수 있다.


소니는 자기가 앞에 나서기보다는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루키인 조슈와와 팀을 이루어 승리를 만들어 내는 것이 자신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예컨대, 초반 대회에서 소니는 의도적으로 세이프티 카를 유발하는 위험한 전략을 구사한다. 결과적으로 조슈아는 10위를 차지하고, APX GP 역사상 첫 포인트를 획득한다. 하지만 언제나 모든 일이 생각한 대로 흘러가지는 않는다.


네덜란드 그랑프리, 비가 내리는 상황에서 소니는 조슈아에게 슬릭 타이어로 경기를 계속하도록 조언한다. 이러한 조언에 힘입어 조슈아는 2위로 올라서지만, 소니의 "직선 끝에서 추월하라"는 조언을 무시하고 일찍 추월을 시도하다, 충돌 사고를 겪고 병원에 입원하게 된다. 아들의 사고가 소니 때문이라고 생각한 조슈아의 엄마는 이러한 일이 다시 생기면 좌시하지 않겠다고 말한다.


조슈아의 복귀 후에도 둘의 갈등은 계속된다. 이를 보다 못한 팀의 테크니컬 디렉터인 케이트는 두 사람을 불러 “기적을 일어나지 않는다면 우리 모두는 일자리를 잃게 된다. 그 기적은 치열한 경쟁이 발생하는 트랙 위에 머무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라고 말한다. 그리고 케이트는 소니와 조슈아에게 포커 게임을 제안하면서, 상호 간의 대화를 유도한다. 게임 중 서로 불만 등을 이야기하면서 두 드라이버는 서로를 더 잘 이해하게 된다. 특히, 공통적으로 그들 모두 경주에 대한 사랑과 승리에 대한 열망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점차 조슈아는 소니의 경험과 전략적인 판단이 단순한 개인의 실력을 넘어 팀 전체의 승리에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깨닫게 된다.


마지막 그랑프리 대회가 아부다비에서 열린다. 소니와 조슈아는 완벽한 레이싱 전략, 팀워크, 승리에 대한 열정을 보여준다. 그리고 소니는 불가능해 보였던 우승을 극적으로 이루어 낸다. 모든 팀 구성원들이 우승을 만끽하는 가운데 소니는 팀을 떠나기로 결심한다. 그리고 떠나는 걸 지켜보는 조슈아에게 “이제는 너의 팀이야(It's your team now)”라는 말을 남긴다. 소니는 새로운 도전을 찾아 차에 몸을 싣는다.


소니에게 중요한 것은?


영화의 마지막 부분, 소니는 사막에서 레이서를 구하는 고용주를 찾는다. 고용주가 돈을 많이 줄 수 없다고 말하자, 소니는 돈은 중요하지 않다고 답한다. 그러자 “그럼 중요한 것이 무엇이죠(So what is it about)?”라는 질문이 날아든다. 과연 소니에게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이는 아마도 소니가 케이트에게 말한 내용에서 알 수 있다.


“(사고 이후) 제 자리, 돈, 정신, 제 자아를 잃었어요, 화가 나고 분개하고 정신이 나갔어요. 그러던 어느 날 제가 진짜로 잃은 게 무엇인지 깨닫게 되었죠. 타이틀이나 트로피, 기록이 아니라 바로 레이싱에 대한 저의 사랑이었죠. 그래서 운전을 시작했죠. 차나 서킷은 중요하지 않았어요. 지켜보는 사람도 필요 없었어요. 제가 운전대를 잡기만 하면 됐죠. 가끔 차 안에서 모든 게 조용해지는 순간이 있어요. 심장 박동이 느려지고 평화로워요. 그리고 아무도 저를 건드릴 수 없어요. 저는 차에 탈 때마다 그 순간을 쫓아다닙니다. 왜냐하면 그 순간, 난 날고 있거든요.”


소니에게 있어 중요한 것은 레이싱에 대한 열정과 사랑이었고, 레이싱에 몰입해서 행복감을 느끼는 것이었다. 단순히 레이싱에 집중하는 것을 넘어, 명확한 목표를 가지고 몰입하여 자신의 실력을 온통 쏟아부어 최적의 실행과 즐거움을 경험하기를 원했던 것이다. 소니는 마지막 레이싱에서 승리를 위한 경쟁이 고조되었을 때,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몰입이 이루어지고 그의 말처럼 날 수 있었다.


우리는 어떤 이유에서 자신의 일을 사랑하고 몰입하는가?


Meyer와 Allen의 사람들이 자신의 업무에 몰입하는 유형을 크게 세 가지로 구분하였다, 첫째, 정서적 몰입(Affective Commitment)이다. 정서적 몰입은 주로 긍정적인 업무 경험을 통해 자신의 일에 대한 감정적 애착과 정서적 유대감에 기반한 몰입이다. 즉, 자신의 일을 사랑하고 그렇기 때문에 ‘나는 조직에 남고 싶다(I want to stay)’라는 마음이 강하다. 이는 긍정적인 업무 경험, 직무 특성, 개인의 성격 등에 의해 형성된다.


둘째, 지속적 몰입이다. 지속적 몰입(Continuance Commitment)은 조직을 떠날 경우 발생하는 경제적/사회적 비용 인식에 기반한 몰입이다. 이때 구성원은 ‘나는 조직을 떠나서는 안 된다(I have not to leave)’라는 마음이 강하다. 이직 시 발생하는 비용에 대한 인식, 다른 대안 기회의 부족 등이 주요 형성 요인이다.


셋째, 규범적 몰입(Normative Commitment)이다. 규범적 몰입은 상호호혜의 규범에 뿌리를 둔, 조직에 대한 인지된 의무감이나 책임감에 기반한 몰입이다. 이때 개인은 ‘나는 조직에 남아있어야 한다(I ought to stay)’라는 마음이 강하다. 이러한 몰입은 과거의 혜택, 사회적 규범, 문화적 기대 등이 주요 형성 요인이다.

물론 세 가지 관점이 서로 엇물려 자신의 일에 대한 애정과 몰입을 가져올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장 바람직한 것은 소니처럼 정서적 몰입을 가질 수 있는 일을 하는 것이다. 지속적 몰입과 규범적 몰입은 상황에 따라 필요할 수 있지만, 정서적 몰입은 “하고 싶어서 하는” 몰입이기 때문에 가장 건강하고 지속 가능하다. 하지만 문제는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이 쉽지 않을 수 있다. 예컨대, 평생 좋아하는 일을 하고 최저 임금을 받을 것인지, 아니면 관심 없고 힘들지만 높은 급여를 받을 수 있는 일을 할 것인지를 선택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 이런 경우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keyword
이전 22화『노량: 죽음의 바다』: 독한 리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