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엄마로 살아온 너에게
내게는 너무도 고마운 사람이 하나 있다. 가족이라는 둘레로 엮여 지금까지도 누구보다 서로를 아끼고 사랑하며 살아온 우리들. 고마워 사랑해 많이 표현하지 못했다. 요즘 들어 먹고살기 바빠 더욱 그러했다. 그녀는 어느덧 두 아이의 엄마가 된 나의 하나뿐인 여동생이다.
그녀는 어릴 때부터 나와 우리 가족을 지켜내야 했고, 어쩌면 언니인 나보다 더 무거웠던 짐을 짊어지고 살아왔다. 그래서인지 지금도 가정에서 가장처럼 굳건하고 현숙한 아내로 살아가고 있다. 사람으로서 여자로서 대장부. 아닌 것 아니고 그른 것 그른 것이라는 그녀, 누구보다 판단력 있고 멋진 그녀이다. 너무 멋있는 사람인데 팔불출 같아 내 입으로 말하고 다니지 못했다. 요즘 들어 너무 보고 싶은데 연말연시다 뭐다 해서 각자의 대인관계와 각자의 생활을 하기에 바쁘단 핑계로 만나질 못했다. 사랑한다. 나의 동생. 지금처럼 잘 살자. 각자의 위치에서 부모님께 좋은 모습으로 살아가는 우리로 지내자.
안녕. 나의 엄마로 살아온 나의 동생.
고마워 지금도 너무 보고 싶고 사랑하는 마음을 담아 너에게 내 마음을 전해
나의 엄마로 보호자로 응원가로 살아온 너, 많이 힘겹기도 지켜내기 지치기도 해왔지?
어느덧 엄마가 되어 정말 네가 지켜내고 길러내야 할 아이들이 생긴 이 무렵, 정말 너는 누구보다 강해져 있더라. 너는 나한테 항상 고맙고 미안하다 받기만 한다 이야기하지. 근데 그거 알고 있니? 언니에게는 네가 정말로 세상에서 무엇보다 큰 선물이고 위안이고 빛이고 쉴 품이라는 걸.
너의 아이가 태어나서도 나는 네 곁에서 너를 지킬 수 있어 그 시간이 언니 인생에서 가장 빛났던 시간이었어. 고맙고 사랑해. 언니의 부족하고 실수 많은 모습까지도 과묵히 지켜주고 덮어줘서. 언니가 어느 날 그랬지 나는 너를 너만큼 좋아하지 않는 것 같다고. 내가 너라면 이렇게까지 힘든데 네가 언니를 챙기듯 나는 너에게 못 할 거라고. 정말 내가 생각해도 네가 나에게 더 많은 관심과 애정을 쏟아줬어. 아니 지금도 그래, 언제고 육아가 아무리 힘들어도 고단한 날이어도. 잠들기 전엔 언니한테 연락하는 것을 넘기지 않으려 애쓰던 나날들을 언니는 기억해. 언니는 그렇게 못 할 일인데 말이야. 너의 마음 하나로 언니의 삶이 정말 풍요로웠다. 지금도 그렇고 항상 배불리 먹고 난 후의 풍족함을 니 사랑을 받으며 느낀 것 같아. 누구는 우리가 너무 끈끈해서 지나치다 말하고, 너무 부모자식관계 같아서 정서적으로 건강하지 못하다 여길 수도 있었겠지. 그게 사실이기도 했으니. 우리 이제 누구보다 마음은 서로를 위하되, 적당히 서로의 삶을 응원하고 뒤에서 지켜주며 지금처럼 지내게 됐으니 그걸로 된 거지. 그렇지?
각자의 생활안에서도 서로에 대한 소중함 잊지 않고 지키며 도우며 살기 위해 노력한 우리라는 걸 우리는 서로 알고 있으니, 이 마음 간직하며 지금처럼만 살아보자. 끝으로 이제는 날개를 달고 날아가 자유롭게 살기를 바라. 내 삶의 무게까지 네가 지려고 애쓰지 말아 줘. 사랑한다. 나의 엄마로 살아내려, 나를 포기하지 않으려 고군분투해 준, 고맙단 말로 부족한 나의 동생아. 너의 언니라서 너무 감사해. 많이 사랑하고 아낀다. 평안한 밤 되기를. 안녕히 자고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