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숨,
나는 일기를 꾸준히는 아니나 종종, 때로는 매일 쉬다가 쓰다가를 반복하며 적어왔다. 그게 지금의 나를 살게 해 준 원동력이었다. 지금은 이 회고록장에 나의 고군분투의 흔적을 남겨보려 한다. 부끄럽다. 다소부족한 성찰과 글재주이다. 그러나 남기고 싶은 시간들이고, 흔적들이다. 상처투성이에 연고를 덕지덕지 발라 여기저기 묻지 않게 얼기설기 밴드를 붙인 모양새 같은 글들 뿐이지만. 기록의 순간은 저마다의 의미를 가지고 있기에 남겨보려 한다. 소중한 나의 시간들, 오래도록 덮어두고 읽지 못해 왔는데 고맙다. 살아내게 해 주어서.
2023.3.23
크리스천 심리케어 23년도 첫 수업인 NLP강의를 복습하며..
“우리 마음도 치유할 수 있는 변화할 수 있는 주제이다." 이 과목을 공부하면 내가 해야 될 책임의 몫은 내가 지게 된다고 하셨다. 내가 마땅히 바꾸고 변화시켜야 될 주제에 대해 회피하지 않게 된다고 한다. 습관화된 패턴을 깨고 자기가 원하는 삶을 능동적으로 사는 창조적 성장을 이룰 수 있다고 하니 내가 최근에 겪었던 상황에서 나 스스로에 대해 객관적으로 알게 된 것이 내가 책임을 회피하려는 성향이 매우 강하다는 것이었는데 그것을 바꾸고 좀 더 능동적이고 진취적인 내가 되기 위해서 이 공부가 나에게 정말 필요한 공부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이 수업이 더욱 기대가 되고, 충실히 강의에 있어서 집중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강의 녹화본을 목사님께서 보내주셔서 쭉 복습하던 중 게슈탈트이론에 대해 잘 몰랐는데 다시 정확히 설명을 듣게 돼서 너무 좋았다. 펄츠의 게슈탈트는 형태치료인데, 게슈탈트가 독일어로 형태라는 말이라고 한다. 볼펜은 볼펜으로 인식되고 노트는 노트로 인식되는데 내 마음의 욕구는 그렇지 않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올라왔다가 해소되면 차차 없어지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식욕과 같은 것도 배고프면 배에서 신호가 오고, 그것을 우리는 알아차리고, 행동으로 옮겨 해소하기 위해 부엌으로 간다. 음식을 먹으면 그 욕구가 해소가 된다. 거기서 접촉이 일어난다, 이런 과정을 이루며 우리는 마음에서 해결할 것을 해결하며 살아가는데, 그때그때 알아차리지 못하고 해결하지 못한 게슈탈트들이 우리 안에 남아 우리를 지금 여기에 집중시키지 못하게 한다. 건강한 사람은 그걸 빨리 알아차리고 해소해서 지금 여기를 살아간다고 한다.
그래서 지금 앞에 나를 힘들게 한 사람이 가령 남편이면 남편이 있다고 생각해보고 하고 싶은 말을 다 하라고 해서 그 상상과 행동만으로 외로움이 해소되는 것을 관찰을 통해 알게 되고, 뇌가 상상해도 현실로 인식한다는 것을 참고해서 존그린더와 벤들러가 참고했다고 한다. NLP를 설명하시기 위해 이렇게 간략하지만 펄츠의 이론을 복습해 주셨다. 또한 사티어 해결중심 가족치료에 대해 들으며 우리는 생존을 위해 가족 내 위계질서 안에서의 위치에 따라 몸에 밴 자세가 태도가 있다고 한다. 마음의 상태는 눈에 보이지 않지만 표정과 자세로 보여주고 말해주고 있고, 그렇기에 비언어적 메시지가 더 강력한 힘이 있어 관찰해야 한다는 것을 사티어를 통해 이론 또한 알게 되었다. 에릭슨에 대해서도 라포와 친밀감 형성으로 우리를 최면상태인 트랜스 상태에 이르게 하고 그것이 되어야만 우리는 내담자의 치유의 힘을 끌어올릴 수 있다고 한다.
목사님의 추가설명자료를 통해 긍정정서를 일으키는 것과 부정정서를 일으키는 것은 서로 다른 시스템이고 독립된 것이라는 그 둘 사이 관계에 대해서 유독 강하게 인상이 남아 글을 쓴다. 과거 심리학에서는 부정정서를 제거하면 자동적으로 긍정정서가 생겨난다고 해서 문제에 집중했는데, 우울증을 해결한다고 해서 자연적으로 긍정정서가 생겨나지는 않는다. 부정정서를 제거해도 돌아오는 상태는 중립상태일 뿐이라고 한다. 나는 지금까지 내 과거나 상처에 집중하고 그 문제를 다루는데 시간을 많이 썼는데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우울증이나 불안하고 싸우는 게 아니라 내가 잘하고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걸 찾는데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어둠을 무찌르려면 어둠과 싸우는 게 아니라 빛을 가져다 놓으면 된다는 당연하지만 모르고 살았던 사실.
내가 과거에 어떤 고통, 불행을 겪었든 그것 때문에 불행을 겪었겠지만 그 경험이 있고 없고 와 상관없이 그게 있다 하더라도 내가 행복하게 살아가는 건 다른 시스템에 의해 움직이는 거라면 나는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다. 내가 좋아하는 것, 내가 만족스러운 것, 내가 보람을 느끼는 것을 찾아서 강화시키고 추구하고 강화시키고 활용하면 된다. 근데 우리는 계속 과거로 가고, 그때 한번 일어난 일이고 내가 선택한 일이 아닐 가능성이 크고, 불가항력적으로 일어난 한 번의 일인데, “뇌는 상상과 현실을 구분하지 못한다 “는 사실처럼 우리는 계속 그 사건을 생각하고 상상한다. 우리가 일어난 일을 바꿀 수 없다. 우리가 그 문제에서 원인을 찾고 행복해지지 못하는 이유를 찾는 방식이 나를 헤어 나오지 못하게 한다고 한다.
우리의 심리는 신기해서, 누구에게 책임 전가하는 게 쉽고 내가 새로운 선택 해서 결정하고 그걸 이루어 가는 게 쉽지 않아서, 내가 행복하지 않은 이유는 내가 발전하지 못하는 이유는 그 과거 때문이라고 하는 게 쉽다. 내가 행복을 스스로 선택하고 행동하면 행복할 수 있다는 방향은 엄청난 용기와 힘이 필요해서, 또 스스로 선택한 것에 대한 자신감이 없다 보니 더 불안하고 두려워해서 선택하지 않으려 한다. 과거에 일어난 일은 내가 선택할 수 없었지만 그것을 어떻게 다뤄나가는 것은 내가 선택하는 것이다. ‘그것 때문에 그런 거야’라고 탓하는 방향으로 선택해 왔기 때문에 내가 개선이 안됬던 것이다. 이제는 행복해지기 위해서 새로운 방식으로 살아갈 필요가 있다고 하셨다.
여기서 나는 큰 성찰과 깨달음을 느꼈다. 나는 지금까지 나 스스로 선택해 온 내 삶을 얼마나 환경과 일어난 일들 탓을 하며 살아왔는가. 결국은 내가 그걸 택했고 그 결과 지금의 내가 있는 것이다. 어쩔 수 없이 겪은 일들일 지라도 그 후의 선택은 내 몫이었다. 그것에서 벗어나 이제는 더욱 행복하게 하는 것, 나를 만족시키는 일, 보람을 주는 것을 찾는데 힘을 써야겠다. 어둠을 지우기 위해 힘을 쏟기보다는 그것을 밝힐 밝은 빛에 더욱 집중하고 그 빛을 내 안에 들여다 놓는데 집중해야겠다. 우울증과 지난 경험을 지우고, 치료한다는 게 꼭 행복을 가져다주는 것은 아니다. 중립적인 상태에는 다다르겠지만 결코 행복한 상태를 주지는 않는다. 그러니 이제는 일어난 일, 지난날의 경험을 문제 삼아 그 문제를 파헤치기보다는 빛이 돼줄 경험을 쌓기 위해서 그것에 더욱 집중하기로 다짐한다. 그러기 위해서 이제는 스스로 선택할 용기를 내어야겠다. 스스로 선택하고 책임 질 용기와 힘을 가져서 회피하지 않고 마주하는 행복을 선택할 용기를 가져야겠다.
2023. 3. 12.
박상미 교수님의 세바시 강의를 듣고 글을 쓰기로 시작했다.
억누르고 삭히고 힘들게 꾸역꾸역 올라오는 감정들을 삼키기보다는 좋은 방법일 것 같았다. 도서관 일을 그만두고 당장은 몰랐지만 계속해서 술을 마시게 되고 이성을 놓고 소리 지르고 싶은 내 행동을 돌아보며 ‘내가 도대체 왜 이럴까 ‘ 고민하다 느끼게 된 것은 내가 함께 일하던 그분의 화로 인해 많이 화가 마음에 차 있다는 것과 그 화가 내 안에서 눈물로, 상처로, 억울함으로 쌓이고 쌓여 나를 꽉 채우고 있는 상태라는 것이었다. 이제는 감정 소모 없이 앞으로 살아갈 나를 위해서 그 경험을 통해 배운 것을 인생에 잘 적용하고 밑거름 삼을 방법을 찾는데 힘을 더욱 쓰고 싶다.
그런데 자꾸만 힘이 나지 않고 눈물이 나고 슬프고, 작은 비난도 주저앉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배가 묶여 어렵게 어렵게 출타 한 뒤, 며칠을 인천에서 생활하며 아무것도 하지 않고 울고만 싶었다. 이렇게 해도 낙오자 같고, 저렇게 해도 무가치한 사람이 된 것만 같고, 그래서 정말 그런 슬픔이 나를 집어삼키는 하루하루였었다.
나는 지금 그와 함께 있으면 마음이 편하다. 그런데 한편으론 내가 부족한 부분이 보여서 또 실망시키게 될까 두렵고 불안하다. 있는 모습 그대로 받아들여 주는 사람인데 나는 왜 이럴까.. 그래도 오빠에게 받은 사랑을 줄 수 있다는 게 기쁘고 사랑을 줄 수 있는 사람이 옆에 있다는 게 감사하다. 그래도 하루하루 살아갈 힘을 얻는다. 오빠 앞에서 자꾸만 자격지심에 못난 모습 보이는데 그러지 않아야지 않아야지 하는데 자존감이 쉬이 올라가질 않는다.
내가 그만큼 이상이 높고 현실과의 괴리로 힘들어하는 사람이라는 생각을 하면 나 자신이 추접하게 느껴진다. 그래서 나 스스로를 힘들지 않게끔 현실에 만족하면서 감사하면서 살 수 있고, 내가 스스로 주어진 환경에 감사하면서 그 환경에서 내게 맞는 꽃을 피울 수 있도록 더욱 용기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 무얼 해야 할까. 크고 작은 선택을 스스로 하면서 거기서 따라오는 결과를 감당해 나갈 때 나는 회복탄력성도 자아 강도가 세지겠지. 그래서 선택이 어렵고 힘들지만 힘내서 살아갈 수 있는 시간을 가져야겠다. 지금 다리가 아파서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은 최대한 활동을 자제하고 쉬는 것이니 이번 시간을 통해서 내가 더욱 나 자신에 대해 성찰하고 나를 객관화할 수 있는 시간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 한다.
힘들었지만 꿋꿋이 이겨낸 나의 고군분투기, 그 흔적들. 고맙고 사랑하는 나의 순간들. 영원히 기억될 나의 누구보다 약했지만 용감하고 꼿꼿했던 시기들. 그 시기를 나의 '숨'이라고 표현하고 싶다. 고맙다 나를 살게 해 줘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