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숨고 Jan 03. 2025

친구의 덕담

넌 만개할 그날을 위해 조금만 웅크리고 있으라는 친구의 말이 신년 덕담처럼 마음속에 남는다. 이제야 나는 조금있으면 만개할 날이 다가오고, 그 날을 위해 조금만 더 웅크리고 있는 것 같다. 글을쓰면서 나를 이해하는 일이 더 잦아졌다. 나의 생각을 누군가에게 보여주는 일이 내향인으로써 부끄럽지만 거를말을 자꾸 거를지 말지 고민하게 되지만 그래도 참 좋다.


만개하기전 웅크리고 피지 않은 꽃과같은 나. 너무 고맙고 멋진 표현이다. 이루고 싶은 이상이 있고 꿈이 있다는 건 정말 세상에서 무수한 아름다운 것들 중 하나인 것 같다. 사랑하는 일, 살아가는일 모두가 이루고 싶은 마음에서 비롯된다. 너무 현실에만 갇힐 필요도, 과거속에만 살 필요도, 미래만을 위해 달려갈 필요도 없지만 우리삶이 이 세 굴레 중 어딘가에서 몸을 들였다 옮겼다를 하며 저마다  달려가곤 하는 듯하다.


한 때 누군가 내게 그러했다. 너무 과거에만 살지 말라고. 너는 너무 과거에 갇혀사는 것 같다고. 그러했다. 과거의 상처와 이별하지 못하고 보내주지 못해서 길고 긴 애도기간을 보내왔으니 말이다. 이제는 몸을 현실로 옮겼고, 살짝 미래에 가까운 현실이라는 기차역 칸에 몸을 들였다. 기차는 멈추지 않고 철로를 벗어나지 않으며 속력을 내고 있다. 균일하게 혹은 조금 빠르다 느리다를 반복하며. 어지러운 세상에서 우리가 잘 살아갈 수 있는 삶의 원리도 여기있지 않은가. 속도를 조절하고, 거리를 조절 할 줄아는 지혜. 그 지혜에서 우리는 저마다의 삶의 철로를 이탈하지 않고 제 속력으로, 제 목적지를 향해 가게 되는 것 같다.


때로는 버겁지만 그렇게 잘 살아내주어서 당신들께 고맙다. 저마다 웅크리고 만개할 그날을 위해 달려가는 모습처럼 우리 웅크리고 있되 너무 기죽지는 말자. 당신들은 당신들답게 자신의 삶을 살아내주고 있다고 잘하는 거라고 지금 힘들다면 언젠간 만개 할 날이 곧 올거라고 귓가에 작게라도 말해주고 싶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