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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서 오늘을 설계하라

by DJ

3년 후, 우리가 만들어갈 조직의 미래는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 조직의 미래 모습과 성과물을 명확히 그려보는 일은 매우 중요합니다. 이때 핵심은 과거와 현재의 연장선에서 상상하는 것이 아니라, 백지 상태에서 새롭게 그려보는 태도로 접근하는 것입니다.


리더들은 스스로에게 물어야 합니다. “만약 어떤 제약도 없다면, 우리는 어떤 미래를 만들고 싶은가?”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는 미래의 대략적인 매출과 이익, 제공할 제품과 서비스, 사업 포트폴리오, 고객군을 구체적으로 상상해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먼저 3년 후의 이상적인 그림을 그리고, 그 미래로부터 현재를 설계해 나가는 방식이 바람직합니다. 많은 사람들은 과거의 연속선상에서 현재를 만들고, 그 위에 미래를 얹으려 합니다. 하지만 효과적인 전략 수립은 그 반대입니다. 먼저 미래를 그리고, 그 미래에서 오늘의 방향을 찾아야 합니다. 3년 후의 목표가 정해지면, 그에 따라 1년 후의 단기 목표를 수립하고, 이를 실현할 전략과제들을 구체화해야 합니다.


그렇다면 전략이란 무엇일까요?
전략은 조직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집중할 방향을 정하는 ‘지도’입니다. 모든 것을 다 잘하려는 것은 전략이 아닙니다. 전략의 본질은 '선택과 집중'이며, 무엇에 자원을 집중하고, 무엇을 과감히 포기할지를 결정하는 행위입니다. 예를 들어, 패션 산업에 속한 자라(ZARA)와 유니클로(UNIQLO)는 같은 업종에 있지만 전혀 다른 전략을 가지고 있습니다.


자라는 최신 유행을 반영한 제품을 빠르게 출시해 시장 반응을 실험하고, 잘 팔리는 제품에 집중합니다. 이를 위해 매장 단위로 정보를 수집하는 시스템과 리드타임을 줄이는 생산체계를 갖추고 있습니다. 저렴한 가격을 위해 내구성이 다소 낮은 소재를 사용하는 전략도 병행합니다.


반면 유니클로는 유행을 타지 않는 기본에 충실한 옷을 좋은 품질로 제공하는 데 집중합니다. 오랜 시간 착용 가능한 제품을 전 세계 고객에게 저렴하게 공급하기 위해 좋은 소재를 사용하고, 자체 생산체계를 운영하며 품질을 유지합니다.


제가 근무하는 건설회사도 3년 후를 대비한 전략적 전환이 필요합니다. 기존처럼 설계 도면에 따라 시공만을 수행하는 방식은 점점 줄어들 것입니다. 발주자의 요구는 점점 복잡해지고, 공간의 용도는 자주 바뀌며, 건설비용은 상승하고 있습니다. 자본력이 부족한 발주자도 많아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따라서 향후 우리 조직은 단순 시공을 넘어, 직접 투자하여 시공권을 확보하고, 설계까지 수행하는 형태의 사업에 집중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지금부터 설계조직을 강화하고, 자체적으로 사업 심의를 수행할 수 있는 투자심의 조직을 미리 준비하는 것이 핵심 전략입니다.


결론적으로, 조직의 미래를 설계하는 일은 단순한 예측이 아닌 창조의 과정입니다. ‘현재의 연장’이 아니라 ‘미래로부터의 역설계’가 필요하며, 이를 가능케 하는 것은 명확한 전략과 실행 계획입니다. 선택과 집중의 원칙에 따라 우리가 무엇을 추구하고, 무엇을 버릴지를 결정해야만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도 지속적인 성장을 이룰 수 있습니다. 지금부터 3년 후의 조직을 상상하고, 그 미래에서 오늘의 방향을 재설정하는 것이 리더의 가장 중요한 과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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