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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1월 21일 화요일의 다짐

21일째의 나는 이제 66일의 나를 향해 나아간다.

by 마부자 Jan 22.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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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주 21일째, 습관에 관한 책들을 보면 21일 동안 꾸준히 습관을 유지하면 우리 뇌가 그 행동을 당연히 해야 하는 의지로 인식하며 무의식적으로 그 행동을 하게 되는 기간이라고 한다. 오늘이 바로 그 21일째 되는 날이다. 이제 루틴에 대한 내용을 적지 않을 예정이다. 만약 내가 다시 적는다면 그것을 그 루틴을 지키지 못했을 경우가 될 것이다.


느낌인지는 몰라도 “대한”이 지나고 나서인지 창밖으로 보이는 새벽하늘이 칠흑 같은 어둠에서 조금은 물러난 듯 보였다. 어제 목련을 보고 난 후 내 마음에는 이미 봄이 찾아오기 시작한 덕분일까? 


차 한 잔과 함께 독서를 시작했다. 오늘의 책은 오랜만에 글쓰기 관련된 송숙희 작가의 “프랭클린 글쓰기 비법’이란 책이다. 시중에 많은 글쓰기 책들 중에서 이 책을 선택한 이유는 개인적인 일기를 쓰면 쓸수록 글쓰기기 어렵다는 것을 체감적으로 많이 느끼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작년에 읽었던 유시민 작가의 글쓰기 특강에서 나는 한 문장에 멈춰 섰다. “많이 읽지 않으면 잘 쓸 수 없다. 많이 읽을수록 더 잘 쓸 수 있다.” 이 단순하지만 강렬한 문장은 나의 글쓰기 목표를 다시금 다잡게 만들었다. 글을 잘 쓰기 위해서는 독서가 필수라는 것을 알면서도, 바쁜 일상 속에서 그 다짐이 종종 흔들렸던 내가 이제는 독서를 생활의 중심에 두기로 결심한 것이다.


그런데, 막상 어떤 책을 읽어야 할지 고르는 일은 또 다른 고민의 시작이었다. 글쓰기에 관한 책만 해도 수없이 많았고, 어떤 것이 나의 빈 곳을 채워줄지 확신하기 어려웠다. 그러던 중 블로그 이웃인 ‘희망꽃’ 님의 추천 목록에서 송숙희 작가의 프랭클린 글쓰기 비법을 발견했다. 벤저민 프랭클린이라는 이름이 내게 익숙하기도 했고, 그의 글쓰기 철학을 배워보는 것이 흥미롭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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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를 독립선언서의 서명자나 100달러 지폐의 상징적 얼굴로만 기억했을 뿐, 그의 글쓰기와 작가로서의 면모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이제 그의 글쓰기 비법을 다룬 책을 읽으며, 프랭클린이라는 사람이 어떻게 글을 통해 성공에 다가갔는지 배울 기회가 생긴 것이다.


벤저민 프랭클린은 내 인생에서 단순히 존경받는 역사적 인물 그 이상이다. 그가 없었다면 지금의 나는 아마 다른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을 것이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방황하며 진로를 정하지 못했던 시절, 나는 첫 직장에서 적응하지 못하고 퇴사한 뒤 변변한 일자리조차 구하지 못하는 날들을 보냈다. 그때 우연히 일간지의 구인란에서 발견한 한자리가 내 인생을 바꿔놓았다. 평생직장이 된 그곳에서 나는 야간대학을 병행하며 끊임없이 배우고 스스로를 계발했다.


AS 기사로 시작한 나는 계획적인 생활을 통해 영업직으로, 리더로, 그리고 마침내 중국 주재원의 자리까지 오를 수 있었다. 그 과정의 중심에는 한 가지가 있었다. 바로 “프랭클린 플래너”. 삶의 모든 순간을 계획하고 기록하며 성찰하게 해준 이 도구는 내게 단순한 수첩 이상의 의미였다. 플래너를 통해 삶의 질서와 목표를 찾았고, 스티븐 코비의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을 읽으며 이를 더욱 효과적으로 활용할 방법을 익혔다. 나의 현재 위치는 그 모든 경험의 축적물이다.


그러나 정작 내가 그토록 존경하는 프랭클린의 저서를 읽어본 적이 없다는 사실은 늘 마음 한구석을 무겁게 했다. 그래서 최근에야 그의 글쓰기 비법과 철학을 다룬 책을 읽으며, 프랭클린이라는 인물이 단순한 위인이 아니라 삶의 지침서 그 자체였다는 사실을 더욱 깊이 깨닫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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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프랭클린이 글을 통해 어떻게 시대를 변화시키고, 한 국가의 기틀을 세웠는지 보여준다. 그의 글쓰기 철학과 태도는 단순히 기술적 요령을 넘어 인간의 삶과 사회에 대한 근본적인 통찰을 담고 있었다. 이를 본 저자는 프랭클린의 글쓰기 습관을 자신의 삶에 적용하며 글쓰기의 본질을 배우고, 나아가 자신만의 글을 완성해갔다고 한다.


놀라운 점은 이 모든 프랭클린에 대한 애정이 과하거나 편향적으로 느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는 단순히 존경받을 인물에 그치지 않는다. 글을 통해 사람들을 설득하고 행동으로 변화를 일으킨 프랭클린은 미국의 시작을 알린 첫 번째 위대한 필자이기도 하다.


책을 덮으며 생각했다. 요즘은 AI가 글을 써주는 시대라고 하지만, 인간이 직접 쓰는 글이 가지는 힘은 결코 AI가 대체할 수 없다. 달콤한 편리함 뒤에 숨은 오류와 왜곡을 알아차리려면, 나 스스로 읽고 쓰는 능력을 더 키워야 한다. 글은 단순한 기록이 아니다. 그것은 나와 세상을 연결하고, 과거와 현재, 미래를 이어주는 다리와 같다.


프랭클린의 원칙을 따라 꾸준히 글을 쓰는 연습을 한다면 나 역시 그의 흔적을 따라갈 수 있을까. 답은 모르지만, 그 다짐을 오늘부터 다시 시작하고 싶다. AI가 아닌, 나의 손끝에서 탄생하는 문장으로 말이다.


그렇게 아침에 시작한 책을 마지막 장을 덮고 책 위에 손을 얹고 생각했다. “글은 잘 쓰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잘 읽혀야 한다는 것”이다.


오늘 읽은 책에서 한 문장이 내 마음을 무겁게 했다. 아침 내내 내가 품었던 자신감과 기대를 정면으로 부정하는 듯한 문장이었다. 그것은 단지 한 줄의 사실에 불과했지만, 나에게는 어떤 낙담처럼 다가왔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실망이나 좌절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오히려 묘한 경외감마저 들었다. 내가 얼마나 작고 부질없는 결론을 미리 내리고 있었는지를 깨닫게 해준 문장이었으니까.


책에서는 글쓰기 연습의 꾸준함에 대해 이야기하며 이렇게 적혀 있었다.


“런던대학교 제인 위들 교수팀은 인간의 반복 행위가 반사 행동으로 정착되는 기간을 알아보는 실험을 했다. 그 결과 평균 66일간 특정 행위를 반복하면 대단한 결심이나 의지가 없더라도 그 행위를 습관화 시킨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나는 이 문장을 읽고 잠시 멈춰 섰다. 그리고 내 아침의 자신만만했던 모습이 머릿속을 스쳐갔다. "21일이면 충분하다"는 내 신념이 이 문장 앞에서 마치 얇은 종이처럼 찢겨 나가는 것 같았다.


이 책이 오늘 내 손에 들린 것도, 이 문장이 내 눈앞에 등장한 것도 마치 우연 같지 않았다. 나는 생각했다. 어쩌면 내 안에 있는 어떤 내면의 존재가, 내 의지가 흔들릴지 모르는 이 시점에 나를 붙잡아 주기 위해 이런 방식으로 나를 도운 것은 아닐까? 21일을 넘어서 66일까지 가야 한다고 말하며, 나의 루틴을 진짜 습관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부추기기 위해 말이다.


생각해 보면, 이 깨달음은 단순한 좌절로 끝날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 그것은 일종의 확장된 목표였다. 나는 오늘, 66일까지는 나의 루틴을 계속해야겠다는 다짐을 새로이 했다. 매일 아침 일기를 쓰는 이 작은 행동이 나를 어디로 데려다줄지, 66일 후에는 무엇이 나를 기다릴지 알 수 없지만, 한 가지는 분명하다. 나는 그 여정을 시작할 준비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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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어쩌면 내가 흔들릴 수 있었던 날이었다. 하지만 나는 그 순간, 새롭게 길을 선택했다. 이제 66일 동안 더 견고한 습관을 쌓아갈 것이다. 오늘의 깨달음은 단순히 루틴의 숫자를 바꾸는 것이 아니라, 내 삶을 바라보는 태도를 조정하는 일이었다. 그러니 이 작은 충격마저도 감사한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싶다. 21일째의 나는 이제 66일의 나를 향해 나아간다.


끌어당김의 법칙을 곧바로 운동으로 연결했다. 오늘도 페달을 힘차게 밟으며 늘 시청하던 ‘하와이 대저택’의 영상을 고정했다. 쇼펜하우어 책의 마지막 부분을 보며 정리했다. 


“당신은 당신의 인생을 무엇으로 채우고 있는가? 당신이 필요하지 않은 것들에 당신의 모든 시간과 노력을 쏟고 있진 않은가? 필요 없는 것들을 붙잡고 필요한 것들을 잃어가고 있지 않은가? 당신에게 불필요한 것들을 모두 버려라!
하와이 대저택


지나치게 많은 사람들과 어울리려 하지 마라. 
당신이 진정으로 누구인지 알려주는 것은 그 무리가 아니라 고독 속에서의 당신 자신이다.
당신은 고독 속에서 스스로를 마주할 준비가 되어있는가?
당신 삶의 진짜 목표를 알고 있는가?
지금 하는 일이 당신을 성장시키는가? 아니면 소모시키는가?
만약 이 질문에 답하지 못한다면 
아마 당신은 이미 당신 자신을 잃어버린 상태일지도 모른다.
하와이 대저택


운동을 마치고 샤워를 집안의 정리 루틴을 수행하고 잠시 소파에 앉아 휴식을 취하려고 앉았는데 졸음이 몰려오기 시작했다. 잠시 눈을 감고 있었다고 생각했는데 30분 동안 꿀잠을 잤다. 오랜만에 자는 낮잠이었다. 남아있던 작은 피곤함마저 날려버린 아주 상쾌한 기분을 느낄 수 있었다.


오늘은 화요일 아내가 퇴근하면 볼링장 정기전에 가는 날이다. 저녁은 볼링을 마치고 회원들과 함께 하는 날이다. 막내 혼자 먹을 간단한 저녁 준비를 마치고 볼링장으로 향했다. 클럽 회원들이 일부 개인적인 사정으로 불참을 해서 예전만큼 인원이 북적이지는 않지만 적으면 적은 나름대로 재미가 있다. 볼링을 치면서 대화도 할 수 있고, 오히려 서로의 자세에 대한 조언을 해주며 위로와 응원으로 인해 더욱 활기찬 모습이 보였다.


아무리 친한 사이라도 분명 스포츠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 경쟁심이 생긴다. 나와 실력이 비슷한 회원이 나보다 잘 치면 응원을 해주면 되고, 또한 오늘 쇼펜하우어의 말처럼 상대는 나를 전혀 의식하지 않는데 나만 그 사람을 의식하게 되는 묘한 경쟁심이 생기게 된다. 그러나 인원이 적으면 상대적으로 그런 경쟁심이 줄어드는 것 같다. 왠지 모를 적은 인원으로 인한 동질감이라고 할까? 그런 미묘한 감정 때문인지 오늘은 모두가 즐겁게 웃으며 볼링을 쳤다.


물론 아직 어깨 부상으로 힘든 나는 뒤에서 이 모습을 보며 훈훈한 웃음을 지으며 시작과 동시에 휴게실로 들어가 책을 읽었다. 인원이 적으면 또 하나의 장점은 게임시간이 단축된다는 것이다. 늘 정기전을 마치고 함께 저녁식사를 하러 가는데 인원이 많을 경우에는 10시 정도에 마치게 되고 그러면 모든 식당이 문을 닫을 시간이 된다. 그래서 늘 24시간 하거나 늦은 시간까지 하는 식당을 찾다 보면 가던 곳만 가게 된다.


오늘을 모든게ㅣ임을 마치고 나니 8시 30분이었다. 생각보다 너무 일찍 마쳐서 좀 낯설기까지 한 느낌이었다. 식당에 예약을 하고 우리 모두 삼겹살집으로 향했다. 저녁을 먹는 자리에서는 늘 술을 마시는 사람들과 마시지 않는 사람들이 따로 테이블에 앉는다. 나는 오늘 당당히 비주류 쪽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동호회 형님께서 나에게 물으신다.

"넌 왜 거기 앉아?"


난 말했다

"형님 저 술 끊었습니다"


처음엔 농담인 줄 알고 자신의 자리로 오라고 했지만, 계속해서 내가 사양을 하니 진심으로 받아들이고는 더 이상 술잔을 권하지 않으셨다. 그렇게 오늘은 삼겹살이라는 안주를 저녁으로 대신하고 운전을 해서 집으로 왔다. 아내는 차 안에서 당신이 술을 안 마시니 삼겹살을 먹고도 이렇게 편하게 집에 올 수 있다며 너무 좋다고 말한다. 이 또한 오늘 우리가 만든 작은 행복이 아닐까? 하는 웃음 가득 차 안에 담으며 집으로 돌아왔다.


밤 10시 30분, 집으로 돌아와 씻고 잠자리에 들 준비를 하던 중, TV에서 호주 오픈 테니스 8강 경기가 눈에 들어왔다. 피곤함에 몸은 눕고 싶었지만, 화면에 비친 이름 하나가 나를 붙잡았다. 노박 조코비치. 내가 알고 있는 몇 안 되는 테니스 선수였다. 그의 상대는 21살의 알카라스, 세계 랭킹 3위. 그들이 벌이는 4세트 후반전은 긴장감이 감돌았고, 나도 모르게 조코비치를 응원하기 시작했다.

사진 출처: 연합뉴스사진 출처: 연합뉴스

조코비치는 이미 2:1로 앞서고 있었다. 그의 움직임은 여전히 날카롭고 흔들림이 없었다. 4세트까지 마무리하며 결국 그는 3:1로 승리했고, 당당히 4강에 진출했다. 경기를 마친 후, 환호하는 그의 모습이 화면에 비쳤다. 그 순간, 나는 그가 코트 위에서 보낸 수많은 시간과 노력의 흔적을 상상했다.


37살의 조코비치. 테니스라는 스포츠에서 이 나이는 이미 ‘황혼기’라 불릴 정도다. 상대는 그보다 16살이나 어린 21살의 알카라스였다. 하지만 그는 그 나이 차이를 무력화시켰다. 경기를 보며 생각했다. 그는 자신이 가진 신체적 한계를 넘어서기 위해 얼마나 많은 시간을 연습과 훈련에 쏟아부었을까? 체력에서 밀리지 않으려 얼마나 철저히 관리하고 노력했을까? 그의 모습에서 '나이는 단지 숫자'라는 말을 몸소 증명하는 의지가 보였다.


조코비치를 보며 나는 자연스럽게 나의 삶을 돌아보게 되었다. 늦은 나이란 없다. 스스로 한계를 정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언제든 새로운 도전을 시작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나이가 아니라, 그 한계를 뛰어넘으려는 마음과 행동이다. 그가 25번째 메이저 대회 우승에 한발 더 가까이 다가선 것처럼, 나도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에 집중해 더 높은 목표를 향해 나아갈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


의도적인 연습, 그리고 끊임없는 노력. 이 단순한 진리가 오늘 조코비치의 환호 속에서 내게 다시 한번 선명히 다가왔다. 비록 나의 무대는 테니스 코트가 아니고, 내가 들고 있는 것은 라켓이 아니라 펜일지라도, 나 역시 내 앞에 펼쳐진 삶의 도전에서 승리하고 환호하는 순간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나도 내일의 목표를 새기며 하루를 마무리했다. 37살의 조코비치가 그랬듯, 나도 내 한계를 스스로 정하지 않겠다고 다짐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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