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아르미 오늘 하고 싶은 일
* 컵라면 먹으러 바닷가 가기
* 컵라면 다 먹고 각자 책 보기
* 콩치노콩크리트 음악감상실
* 템플스테이
* 전주여행?
* 미키 17 영화 관람 후 봉준호 감독의 전작들과 아울러 수다
* 이 모든 걸 이동욱 배우와 하기 (ㅋㅋㅋㅋ)
진아르미 오늘 해야 할 일
* 텃밭 가꾸기
* 수학학원에 다녀보고 싶어 졌다는 신통한 큰 딸의 학원 알아보기
* 고등학교 진학 정보 수집
* 척추 측만의심 작은 딸과 스트레칭 숙제
진아르미 잠시 멈추어야 할 일
* 자격증 시험 공부
지금부터 약 두 달 남짓,
남편과 꾸리는 소박한 텃밭에도 농번기가 찾아온다. 서툰 손길과 철기시대에 버금가는 농기구 수준으로 일을 하고 나면 남편과 나를 꼭 한 살 만큼 늙게 만드는 시간이다. 우리 부부는 기꺼이 그곳에서 그렇게 나이 먹기로 선택했다.
고등학교 진학을 앞둔 중3 딸은 궁금한 것이 많아졌다. 현재 고등학교 1학년부터 '고교학점제'라는 제도가 새로 도입되었는데, 2기로 참여할 딸의 입장에서는 아직 선배들의 이야기를 들은 것이 없으니 막연한 모양이다. 새로운 교육과 입시제도의 첫 주자가 된 고1들의 마음은 오죽할까.
'다리 주물러 줘'를 입에 달고 사는 급성장기 중인 우리 작은 딸,
성장기 마사지와 더불어 10시간 이상의 숙면이 필요한 신생아 시즌 2를 보내고 있다.
평범한 것이 가장 어렵다는 말이 있듯이
'저 집안은 평범해 보이네'라고 여겨지는 가정이 있다면, 실제로 그 집에는 평범함의 설계자인 아줌마가 유능한 프로젝트 매니저로 재직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내 주변의 그런 '엄마력'을 가진 분들은 가족 구성원들의 요구와 현재 상황을 파악하고 매우 섬세하게 그 정도를 가늠하여, Go와 Stop , faster와 slowly를 조절한다.
아이 스스로 본인과 주변을 탐색할 수 있도록 가정을 안전지대로 만드는 아줌마가 진정한 '능력자'였던 사례들을 보아왔고, 그런 고수들은 의외로 너무나 평범한 모습이었다. 마치 진짜 부자의 삶과 졸부의 삶이 비교되는 것과 비슷한 느낌이다.
당장 어떤 일을 하기 위해 가외의 에너지가 필요하다면 아줌마들은 대부분 본인의 것을 내려놓는다. 그들은 유능한 프로젝트 매니저임에도 불구하고, 숫자로 메겨지지 않는 자신의 생산성을 이유로 돈은 물론이고, 자신의 에너지조차도 자신에게 쓰는 것에 앞선 순서를 쉽게 내어주지 않는다.
'우악스럽다'라는 단어가
아저씨보다는 아줌마 앞에 어울리는 통념에 슬픈 마음이 드는 것은 내가 아줌마이기 때문이겠지.
책을 읽으면 좋은 점 중에 하나는
등장인물이 처한 상황과 그 배경을 이해하고 작가의 의도를 파악하려고 노력하는 과정을 통해
독자는 철저하게 혼자이면서도 타인의 입장에 완전히 몰입하는 경험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작품 속 인물이 처한 상황이 극도로 슬프거나 절망적이라 할지라도 그 속에서 어떠한 희망을 발견했을 때 감동을 느낀다. 내 인생이 해피엔딩이기를 바라는 것은 어떠한 슬픔이나 괴로움이 없는 상태의 삶이 아니라, 희망을 품고 한 걸음씩 나아가는 것이라고 많은 이야기가 우리에게 전하고 있다. 책에서 사람을 알아가는 경험이 쌓이면 책을 넘어 사람이 책이 된다.
'다독가'라고는 할 수 없고 '애독가'정도는 자처할 수 있는 나는 내가 만나는 한 사람 한 사람의 삶도 특별한 책처럼 보이는 순간을 맞이한 것 같다.
애독가답게, 멋지게 지금을 맞이해야겠다.
달도 차면 기운다.
101%의 체력과 정신력을 끌어다 쓰는 나 자신에 대한 폭력을 자행하지 않기 위해 공부는 잠시 쉬어가는 것이고 이 시간 너머에는 홀가분한 마음으로 나를 기다리는 밝은 빛이 있다고-
후에 지금을 돌아보면서 잠시 쉬어가는 이 시간이 최선의 선택이었다고 안도하는 내가 저편에서 지금의 나를 응원하고 있을 것이다.
삼재를 살아가는 오늘의 생각_15)
우리가 겪는 모든 시간이, 희망의 씨앗이 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