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의 봄을 오래오래 기억할 것 같다.
사랑하는 사람이 역대 가장 어려웠다는 시험을 통과하는 장한 모습을 볼 수 있었고,
사랑하는 사람이 사랑하는 사람과 인생의
새 출발을 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어떤 사랑하는 사람은 너무나 사랑했던 사람과 아무런 준비도 하지 못한 채 갑자기 이별했고,
또 다른 사랑하는 사람은 오랜 시간에 걸쳐 사랑하는 사람과 이별하기도 했다.
누군가는 방황을 마치고 자신이 있어야 할 곳으로 돌아왔고,
누군가는 세계가 무너졌다.
마음이 가장 많이 쓰이는 일은
이별하는 모습이었다.
하나의 이별은 너무나 갑작스러운 아버지와의 헤어짐이었고,
또 다른 이별은 오랜 아픔의 끝에 맞이한 아들과의 헤어짐이었다.
마치 잘 짜인 각본처럼 어떻게 이렇게까지 상반된 이별을 목격하게 되었을까.
우연히 등장한 목격자에 의해 장기 미제 사건의 실마리가 풀리듯
가슴 한편에 똘똘 뭉쳐있던 내 운명의 뜨겁고 따가운 사연들로부터 이제는 털어내고 살아나가 보라는 인연의 안내자가 되어주려 했던 걸까.
그들이 겪고 있는 압도적인 슬픔을 마주하며
무엇인가를 느끼고, 내면을 다잡는 어떤 것들이 차올라 그것을 글로 적고 싶은 내 마음이 어쩌면 구업(口業)을 짓는 일 같아서,
오늘은 길을 잃었다.
삼재를 살아가는 오늘의 생각_14)
감히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의 슬픔을 먹고 생각을 채워 '글'이라는 것을 써도 되는 것입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