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땜빵

뒤통수에 커다란 땜빵 하나

by 아마추어

어린 시절엔 정말 다양하고 많은 놀이들이 있었는데 동네마다 부르는 이름은 다르겠지만.

비석치기, 술래잡기, 숨바꼭질, 다망구, 하늘땅, 얼음땡... 너무 많아서 이름도 다 기억이 나지 않는 놀이들도 많고, 매일매일 다른 놀이를 하며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놀곤 했다.


그땐 아이들이 많고 동네엔 차들이 거의 없어서였을까? 컴퓨터도, 핸드폰도 없던 시절이라 그랬을까?

정말 몸으로 놀 거리들이 많았고 하루종일 미친 듯이 뛰어놀고 집에 가면 녹초가 되곤 했던 그 시절의 나의 어린 모습과 요즘 어린아이들이 노는 걸 보면 정말 많은 차이가 있단 걸 느낀다.


요즘 아이들은 요즘 아이들 나름대로 재밌는 게임이나 놀이들을 즐기겠지?




지금도 내 뒤통수엔 새끼손톱만 한 땜빵이 남아있다.

머리를 길게 기르진 않는 스타일이지만 지금은 흉터가 작아 웬만큼 짧게 자르지 않으면 잘 보이진 않는다.


약 30년 전인 국민학교 6학년때의 일이었다.

당시 ‘오징어 달구지’라는 게임을 하던 중이었는데.

나이가 좀 있으신 분들은 해봐서 알겠지만 은근 부상의 위험이 큰 게임이다.


오징어 달구지 : 출처 - 나무위키


서로 몸싸움을 하며 상대방을 넘어뜨리는 행동을 많이 하게 되는데 이때 나는 몸싸움을 하다 뒤로 넘어지며 뒤통수가 계단 모서리에 찍혀 기절한 일이 있었다.


정신을 차리고 나니 집이었는데 뒤통수 한쪽이 찢어져 피가 제법 많이 났었다고 했다.

그때 아버지는 피가 나면 괜찮은 거니 걱정 말라고 하셨던 거 같다.

오히려 피가 밖으로 나오지 않고 안에 고이면 그게 문제라 병원을 가서 찢어야 하니, 나는 피가 줄줄 다 나와서 괜찮을 거라고 집에서 뒤통수에 연고를 바르고 커다란 거즈로 덧댄 게 치료의 전부였다.


다행히 상처는 금세 아물었지만 한동안 난 뒤통수에 커다란 거즈를 붙이고 다녀야 했고, 거즈를 뗀 후에도 커다란 땜빵이 있어 아주 오랫동안 주변의 놀림감이 되었다.


당시 중 고등학교에서는 머리를 기를 수 없었으니 그야말로 난 학창 시절 내내 뒤통수에 땜빵을 노출하며 지내야 했다.

청소년기에는 이 땜빵 때문에 상당히 놀림을 많이 받았던 것 같다.


어찌 보면 어린 나이에 상당한 스트레스 일 수 있는 흉터인데 어떻게든 머리를 길러서 가리려 하지도 않고 별다른 스트레스 없이 사춘기시절도 넘긴 거 보면 나도 참 무덤덤했던 것 같다.


“뭐 어쩔 거야 이미 생긴 흉터.. 사는데 지장 없으면 괜찮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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