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를 하면서 종종 이런 이야기를 듣는다.
“살은 빠지는데, 운동은 오히려 더 힘들어졌어요.”
처음엔 잘 들던 중량이 갑자기 무겁게 느껴지고,
집중력도 떨어지고, 운동이 점점 버겁기만 하다.
문제는, 많은 사람들이
이런 상황을 두고 “내가 의지가 부족해서 그렇다”거나
“운동을 잘못하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불필요한 자책에 빠진다는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다이어트 중 운동 퍼포먼스 저하는 과학적으로 매우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운동 능력은 단지 근육의 크기나 힘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충분한 에너지원, 수분, 전해질, 호르몬 밸런스 같은
여러 생리적 요인이 함께 작용한다.
2020년 《Journal of the International Society of Sports Nutrition》에 실린 리뷰에 따르면,
칼로리 제한 상태에서는 고강도 운동 수행력과 회복 능력이 모두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탄수화물이 부족한 상태에서는
• 근육 내 글리코겐 저장량이 줄어들고
• 훈련 중 피로도가 빨리 증가하며
• 인지 집중력과 신경 반응 속도도 느려진다
즉, 운동이 안 느는 게 아니라
‘운동이 안 늘 수밖에 없는 환경’을 만든 것일 뿐이다.
체력이 떨어진 게 아니라, 연료가 줄어든 것이다
운동 중 지구력이나 근지구력이 줄었다고 해서
근육이 줄었다거나 체력이 나빠졌다고 생각할 필요는 없다.
에너지가 들어오지 않으면, 몸은 생존을 우선시해
‘운동 능력’보다 ‘기본 생리 기능’을 먼저 유지하려고 한다.
이는 당연한 생리적 우선순위다.
그래서 다이어트 중엔
• 무게가 안 늘어나는 것
• 세트 수가 줄어드는 것
• 전보다 지치는 속도가 빠른 것
모두 정상적인 반응이며, 조절기의 일부다.
다이어트 중일 때 해야 할 건
‘더 강하게 밀어붙이기’가 아니라
‘지키는 운동 전략’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전문 코치나 운동 생리학자들이 권장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 강도보다 빈도 유지: 주당 운동 횟수는 유지하되, 강도는 10~20% 낮추기
• 회복 최우선: 수면 시간 + 스트레칭 + 휴식일 확보
• 폼 & 기능에 집중: 중량보다 정확한 자세, 관절 가동성 훈련
• 고탄수화물 식사일에 중강도 훈련 배치: 일주일 중 탄수화물 섭취가 많은 날을 운동 집중일로 설정하면 효과적
정체기는 끝이 아니라, 다음 단계 준비기다
다이어트 중 운동 능력이 늘지 않는 건
시스템이 무너지는 게 아니라, 버티는 상태로 진입했기 때문이다.
몸은 지금
최소한의 연료로 최대한의 생존력을 유지하기 위해 전략을 쓰고 있는 것이다.
그 전략 속에서도 운동을 놓지 않고 지속한다면,
체중이 안정된 이후, 퍼포먼스는 빠르게 회복된다.
그리고 그때, 지금보다 훨씬 더 단단한 기초 체력을 갖추게 된다.
당신은 지금 무너지고 있는 게 아니라,
다음 변화를 위해 버티는 중이다.
운동이 안 늘어도 괜찮다.
그건 몸이 당신을 지키고 있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