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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평등에 대한 분노

by 이장원
unequal monkey 2.JPG


1. 사라 브로스넌과 프란스 드 발이 카푸친 원숭이를 대상으로 한 유명한 실험이 있다. 원숭이 두 마리가 있다. 한 원숭이에게는 돌멩이를 건네받으면 그 대가로 포도를 주고, 다른 원숭이에게는 돌멩이의 대가로 오이를 주었다.* 그러자 오이를 받은 원숭이는 연구자에게 오이를 집어 던지며 분노를 표출했다.**


2. 불평등한 보상을 하자 원숭이도 참지 못했다. 차별적 대우에 대한 분노와 혐오는 원숭이도 느끼는 동물적 본능이다. 남과 자신을 비교하고 불평등에 분노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감정이다.


3. 다만 우리 사회에서는 불평등이 구조화되면서 분노할 힘을 점점 잃어가는 듯하다. 사회구조적 모순에 분노하기보다 불평등을 개인의 능력 문제로 바라보려 한다. 이는 구조적 불평등에 저항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생존이 불안한 탓이기도 하다. 불평등한 사회보다 그 불평등에 분노할 힘을 잃어가고 있는 게 더 마음 아픈 일이다.




* 원숭이는 오이를 좋아하지만 달콤한 포도를 훨씬 더 좋아한다.


* Sarah F. Brosnan, Frans B. M. De Waal(2003), <Monkeys reject unequal pay>, Nature 2003 Se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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