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일반적으로 초식동물이 육식동물에 비해 공격성이 낮고 덜 위험하다고 생각한다. 날카로운 이빨과 발톱도 없고, 사람을 잡아먹을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아프리카에서 인간에게 가장 위험한 동물은 사자가 아니라 초식동물인 하마와 물소다.*
2. 육식동물에게 공격행위는 살아가기 위한 수단이다. 더 안전한 먹이가 있다면 위험한 공격은 하지 않는다. 다리라도 부러진다면 사형선고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분노의 감정은 배제된다. 초식동물은 그렇지 않다. 초식동물의 공격은 자신이나 영역을 지키기 위한 경우가 많다. 상대를 가리지 않는다. 난폭성을 주체하지 못할 때도 많다. 자기를 위협한 것에 대한 분노가 배어있다.
3. 날카로운 이빨이나 발톱보다 더 무서운 것은 분노다. 초식동물 사회라고 안전한 것은 아니다. 분노로 가득찬 사회는 칼을 든 강도가 마음껏 돌아다니는 세상보다 더 위험할 수 있다. 사람들의 분노를, 그 이유를 모른척해서는 안되는 이유다.
*BBC NEWS, 'South Africa hippo 'kills three' near Zimbabwe border', 3 December 2015
(https://www.bbc.com/news/world-africa-349978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