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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세 고시의 대가

by 이장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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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우연히 'KBS 추적 60분 - 7세 고시 누구를 위한 시험인가' 라는 다큐를 봤다. 7세 고시는 초등학교 입학 전 유명 초등 영어·수학 학원에 들어가기 위해 치르는 시험을 말한다. 유명 영어유치원 입학을 위한 4세 고시도 있다. 어린 아이들이 놀이 시간을 빼앗긴 채 공부에 매진하고 있다.

2. 한 연구팀이 영국 체스터 동물원에 있는 어린 침팬지 5마리의 ‘갈등 후 행동’에 대해 15개월동안 관찰했다. 그 결과 사회적 놀이(social play)를 통한 화해가 흔하게 나타났다. 긴 유년기 동안 ‘놀이’를 통해 사회적 갈등 해결 능력을 발달시킨다는 사실을 밝혀낸 것이다.* 놀이는 단순히 오락이 아니라 사회 기술의 학습 과정인 셈이다.

3. 최근 10대, 20대 사이에서 갈등과 분노, 불안이 늘어난 것은 어려서부터 놀이 시간을 빼앗긴 게 하나의 이유일지도 모르겠다. 화해에 대한 의지도 관용도 사라져 가고 있다. 욕망에는 대가를 치러야 한다고 했다. 7세 고시를 통해 치러야 하는 대가는 무엇인지 부모들도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 Farooqi, S. H. et al.(2016), 'The Occurrence of Postconflict Skills in Captive Immature Chimpanzees (Pan troglodytes)', International Journal of Primatology, vol.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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