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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면접 프리패스상

by 이장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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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가축화된 포유동물은 신기하게도 비슷한 특성을 지닌다. 펄럭이는 귀, 짧은 주둥이, 동그랗게 말린 꼬리, 얼룩무늬, 작은 이빨 같은 것들이다. 어른 동물에게서 마치 어린 동물과 같은 신체 특성이 지속된다. 포식성과 호전성도 약하며, 인간에게 친밀하고 협력적이다.


2. 인간도 스스로 가축화하였다는 가설이 있다. 테스토스테론이 많으면 호전성이 활성화된다. 사회성이 증가하는 쪽으로 진화하기 위해 이를 적게 가진 남성들이 선택되어 왔다고 말한다. 테스토스테론이 많을수록 눈썹활은 두드러지고 얼굴은 길어진다. 실제 과거 인류 화석과 비교해보면 과거에 비해 눈 위 뼈는 들어갔고 얼굴은 짧아졌다.*


3.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대기업 면접 프리패스상’이 있다. 동안의 선한 이미지를 가진 연예인들이다. 가축화 가설에서 보자면 가축화된 얼굴에 가깝다. 기업이 원하는 인재상은 동료들에게 친밀하고 협력적인 사람, 조직에 순응하는 사람이다. 설명이 된다. 시스템화되고 거대해진 현대의 국가와 기업이 인간의 자기가축화를 가속화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 브라이언 헤어, 버네사 우즈,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 디플롯,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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